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했고 한국은 온통 초상집이 됐다. 국민들이 흘린 뜨거운 눈물이 슬픔의 강이 되어 차갑고 깊은 바다의 심연에 가라앉은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이 노래를 불렀다. 박근혜 정권은 이 사건으로 강력한 타격을 받았고 결국 탄핵의 단초가 되어 박 전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 영어(囹圄)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의 요구에 세월호도 인양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힘들었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놀러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비아냥대는 세력도 있었다. 일베와 수구단체는 단식 중인 유족들 앞에서 피자, 치킨, 짜장면을 시켜 보란 듯이 먹어치우는 이른바 ‘폭식투쟁’ 등 도를 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일베 회원들은 이후에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퉁퉁 불은 오뎅’이라고 야유하고, 단원고 교복을 입고 오뎅을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하는 등 치 떨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역시 그 동안 세월호 진실과 선체 인양, 책임자 처벌을 주장해 온 유가족들을 폄훼해왔다.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김영오(유민아빠) 단식중단에 대해 언론이 비난 논조로 가게 하라’는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사항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미루어 정부가 치밀하고 끈질기게 세월호 참사와 유족들을 폄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방송도 세월호 유족들을 폄훼하거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골라 내보냈다. 유족들과 이들을 돕는 시민단체들은 이처럼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를 잊지 말자는 의미의 노란 리본만 봐도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는 유족들의 말로도 그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오늘(16일)은 세월호 참사 4주기다.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힌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다. 그런데 아직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재난관리의 최종 책임자인 정부 인사들의 잘못은 4년이 지난 아직도 단죄되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의 7시간’ 의혹도 일부만 드러났다. 그리고 안산시가 추진 중인 화랑유원지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계획도 찬반 논란 속에서 주민 간 갈등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4년, 유족들은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