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수도권 집중호우로 모두 3명이 하천에서 운동하거나 쉬다가 목숨을 잃으면서 전국 지자체가 하천변에 앞다퉈 조성한 산책로에 대한 각별한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기습폭우가 내린 지난 16일 용인시 경안천 주변에서는 노숙인 A(42)씨가 역시 하천변에서 잠을 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다음 날 시신으로 발견됐고, 17일에는 포천시 포천천의 징검다리에서 B(72)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는 게 공통점으로, 본격적인 장마철과 여름철 태풍을 동반한 호우에 대비해 시민들의 안전의식 고취와 지자체의 하천변 산책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안전수칙은 집중호우 때 하천변에서 산책이나 운동을 삼가는 일이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경안천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이 하천로를 중심으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고,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방형 진입로를 여러 군데 만들어 놓아 사실상 통제불능인 상태다.
실제 기상청이 중부 일부 지역에 최대 100㎜ 강우를 예보한 지난 18일 비가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가자 하천 주변로에는 운동을 하거나 산책로를 출근길로 이용하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군포시 안양천 산책로에서 우산을 쓴 채 걷기운동하던 이모(56·여)씨는 “오전 7시부터 2시간가량 산책로를 돌고 있다”면서 “비가 많이 오면 하천이 넘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가 적게 와 나왔다”고 말했다.
또 상습침수지역인 용인 신갈교 인근 산책로에서 만난 김모(43)씨는 “비가 많이 내린 어제도 이 길로 다녔다”면서 “산책로가 하천보다 높은 지대에 있어 위험은 없을 것 같다”고 안전문제에 특별한 경계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위가 낮더라도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으므로 폭우 예보 시 하천 산책로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피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갑작스런 폭우에 차량이 휩쓸린 경우도 많은 만큼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