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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장승진


끈질긴 욕망과 갈증의 아가리

분풀이하듯 비가 내린다

쿨럭이며 수 천 개의 마른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흙탕물


비로소 강물은 차 오르고

부끄러움으로 벌개진 강의 얼굴 위를

쓰레기와 오물들이 흘러 내린다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젖어 초라하다


속이 쓰리다


하지만 이해한다

난 나의 폭음暴飮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해하는 편이다

- 장승진의 시집 ‘환한 사람’ 중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일들을 ‘내가 나에게’ 시킬 때가 있다. 해도 될까, 해야 할까, 후회하지 않을까, 하다가도 어느 틈에, ‘그래 하자’ 쪽으로 기울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다. 그런데 그 일들에는 늘 장벽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들을 제거하느라 흙탕물 같은 부끄러움들이 끼어들게 된다. 사업도 그렇고 생활도 그렇고 연애까지도 그렇다. 욕망과 갈증이 홍수처럼 지나가고 나면 그 뒤에 쓰레기와 오물을 남긴다. 그것들이 타인에게 해악을 끼친 일이었다면 그 부끄러움은 극에 달할 수도 있다. 반성하고 성찰하고 용서를 구할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 지나치게 매여 생명을 갉아먹지는 말자. ‘나’를 이해하고 ‘너’를 이해해주자. 사람 사는 일이다.

/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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