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가 장마와 태풍, 미세먼지 등으로 역대 가장 늦게 시즌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 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 전을 제외하고 4개 구장 경기가 취소되는 등 지난 주 총 30경기 가운데 9경기가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55%가량인 398경기를 소화한 2일 현재 취소된 경기는 32경기로 작년 같은 경기 수를 치른 시점에 취소된 21경기 보다 11경기나 증가했다.

올해 KBO리그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기간인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19일 동안 경기를 중단하기 때문에 예년보다 1주일가량 빠른 3월 24일 시즌을 개막했지만 잦은 경기 취소로 모두 허사가 됐다.

올해 취소경기가 증가한 것은 4월과 5월 예상치 않은 잦은 봄비가 내린 데다 사상 처음 미세먼지로 인해 4경기가 취소되는 일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주부터 장마가 시작된 데다 1일 저녁부터는 전국이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권에 들어가 이번 주에도 취소경기가 속출할 전망이다.

KBO가 리그 운영에 더욱 애로를 겪는 것은 팀별로 취소경기 수가 크게 차이 난다는 점이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넥센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3경기를 치렀지만, 지난주 수도권 원정에서 3경기나 취소된 KIA 타이거즈는 76경기만 소화했다.

SK 와이번스도 77경기를 소화했고 KT 위즈는 79경기를 치르는 등 10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80경기를 넘기지 못했다.

이처럼 최다 경기를 치른 팀과 최소 경기를 치른 팀의 차이가 커지면서 잔여 경기 일정이 1주일 이상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오는 10월 시작할 예정이던 한국시리즈의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KBO 관계자는 “일정상 한국시리즈는 11월 초에 시작해 역대 가장 늦은 시기인 11월 중순 이후에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늦게 끝난 시즌은 삼성과 넥센이 맞붙은 2014년으로 당시 인천 아시안게임 때문에 2주 가량 리그가 중단되면서 11월 11일 열린 6차전에서 우승팀이 결정됐다.

2015년 KT가 1군 무대를 밟으면서 팀당 경기 수가 16경기나 늘어나면서 3월 하순에 시작된 올해 프로야구가 역대 최장 기간인 8개월 가까이 진행된 뒤 11월 중순에나 마무리 될 전망이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