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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화장(化粧) 이야기

인간은 언제부터 화장을 했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놀랍게도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들 일 것’ 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지난 2010년 무르시아 유적지에서 조개껍데기를 발견했다. 정밀 검사 결과 거기서 지금의 파운데이션처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노란 빛깔의 색소와 검은색 광물이 섞인 붉은색 파우더가 나왔다는 것.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네안데르탈인들이 조개껍데기를 색소를 담아두는 도구로도 이용하며 화장을 했다는 최초의 증거라 밝혔고 그것이 정설로 남아 있다.

화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7500년 전 이집트에 있다. 고대 무덤에서 발굴된 벽화에는 눈 화장을 짙게 한 남녀의 모습이 등장한 게 그것이다. 이집트인들이 이처럼 눈 화장을 한 것은 치장만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기도 했다. 사막의 뜨거운 모래바람으로 눈이 건조해 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눈 화장으로 적당히 눈을 자극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화장이 본격적인 미의 도구로 쓰인 것은 클레오파트라 7세 때부터라고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화장 역사도 매우 오래됐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선 연지를 바른 여성들을 볼 수 있고 백제에선 피부를 하얗고 연하게 하는 화장이 발달했다. 특히 신라에선 남성들도 화장을 했다. 화랑(花郞)의 화장이 대표적이다.

근대에 와서 등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 ‘박가분’ ‘동동구리무’시대가 지난지 100여년 남짓. 지금은 ‘K-Beauty’라 불리는 한국 여성들의 화장법과 화장품이 새로운 한류상품으로 사랑받으며 세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른들의 전유물인 화장이 초중고 여학생들에게도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이들 중 70%가 색조 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자 최근 학교마다 ‘화장 단속 교사’가 등장하고 ‘가능·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화장 관련 교칙'을 만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변신은 무죄’라고 했지만 왠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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