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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新 갈라파고스 증후군

 

 

 

갈라파고스 섬을 아는가. 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 에콰도르 해안에서 서쪽으로 926㎞ 떨어져 있는 섬으로, 발견 당시에는 무인도로 200㎏이 넘는 코끼리거북, 몸길이가 1.5m인 도마뱀, 15℃ 정도로 낮은 수온, 적도에 있으면서도 산호초가 없으며 야자수도 자라지 않는 등 척박한 환경이었다. ‘신비의 섬’으로 유명한 이 섬도 외래종과 질병의 침범, 식량자원의 축소, 먹이사슬의 축소, 해수면의 상승, 온도변화 등을 이유로 고유 동식물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외부환경의 변화로 갈라파고스의 고유함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 생물 생태계는 이처럼 특이한 진화 현상을 갈라파고스에 빗대곤 했다. 외부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이런 현상을 ‘갈라파고스 증후군(Galapagos syndrome)’이라고 부른다.

갈라파고스의 사례는 놀라운 독특함도 외부환경에 따라 그 색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한때 일본 제조업 특히 IT산업 등이 자국 시장에만 안주하며 국제 환경을 외면한 채 특정 기술에만 집착하다가 경쟁력이 약화되어 세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같은 예다. 이러한 ‘갈라파고스 증후군’은 우리에게는 가슴 아픈 역사이지만 1910년 조선이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근본 원인이 외부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쇄국정치’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입법부와 사법부에서도 갈라파고스 증후군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며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밝힌 ‘2018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국회는 1.8%로 조사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의 소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서 민생문제 해결과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국회가 6·13 지방선거 이후 여야의 반복되는 논쟁으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스스로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으면서도 국감기간 동안 정파적인 정치공세, 국회예산의 오남용 및 연구용역비의 비리, 늦장 명단 제출로 인한 특별위원회 구성 난항,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국방부가 공동 구성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 조사위원 추천을 지연하는 등 현안에 대한 해결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시사 주간지인 ‘시사IN’은 매년 실시하는 국가기관의 신뢰도 조사에서 대법원이 10점 만점에 3.42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낙폭도 1.38점으로 가장 컸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들의 ‘재판 거래’ 의혹 이후 판사 블랙리스트, 현직 판사들의 검찰 참고인 조사, 제 식구 감싸기로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의 사실들이 낮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갈라파고스의 증후군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부터 이미 예측 불허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그들의 자가당착적 행동들은 퇴보의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이제 정치 생태계에서도 갈라파고스 증후군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바야흐로 국민이 정치 생태계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사회기관으로 대통령이 선정되었다. 역대 대통령 집권 2년 차 2분기 지지율에서도 55.5%~60%로 단연 앞서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도 한순간에 곤두박질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권 초심을 잊지 말고 논리와 실력을 갖춘 인재를 잘 등용함으로써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저성장 시대의 경제 활성화 동력 마련, 외교·안보 강화, 정의가 바로 서는 국가를 만들기 위한 정확성, 신속성, 위기관리를 발휘하여야 할 것이다.

자신들만의 표준만 고집하여 세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고립되는 현상인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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