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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천안 독립기념관을 가다1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곳곳에서는 3·1운동 관련 행사도 많이 진행된다. 3월 1일이 되면 유난히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생각난다. 그래서 오늘은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기로 하자.

천안 독립기념관은 국민의 성금을 모아 건립된 기념관으로 1987년 8월 15일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개관 당시 쏟아지는 소나기 속에서도 하루 20만~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은 뜨거웠다.

당시의 뜨거웠던 관심에 비하면 요즘 독립기념관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느껴진다.

독립기념관은 동양 최대의 건물인 겨레의 집과 7개의 전시관, 그리고 야외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천안 독립기념관이 조금 더 의미 있는 이유는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문에서 겨레의 탑을 지나 왼쪽으로 오르면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을 만날 수 있다. 보통의 관람동선을 따르면 자칫 놓치기 쉬운 장소이기도 하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일제강점기 서울 경복궁의 많은 전각들을 철거하고 경복궁의 법전인 근정전을 가로막으면서 지어진 건물로 광복 이후에도 미군정 청사와 대한민국정부청사, 국립중앙박물관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광복 50주년을 맞아 1995년 8월15일 철거가 이뤄졌다. 그리고 이 곳 독립기념관으로 이전,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하고자 했다.

조선 총독부 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첨탑부분이다. 조선총독부 건물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첨탑부분과 더불어 17종 2천400여 톤에 이르는 부재들이 독립기념관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 전시됐다.

전시는 철거 부재를 최대한 홀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위해 우선 해가 지는 서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첨탑을 지하 5m의 깊이에 반 매장을 했다. 이를 통해 이를 통해 일제의 몰락과 식민잔재의 극복과 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 공원에서는 이 부재들을 밟고 걸어 다니는 상상을 해보면서 나름대로의 소소한 복수를 해보기도 한다.

조선총독부 부재 전시공원을 떠나 외곽의 길을 타고 추모의 자리로 발길을 옮겨보자. 추모의 자리에 가기위해서는 길게 늘어선 계단을 먼저 마주하게 된다. 계단은 하부 33개, 상부 105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부 33개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을 나타내며, 상부의 105개의 계단은 105인 사건을 상징한다.

105인 사건은 민족독립운동이 특히나 많았던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과 연관되어 있는 사건이다. 일본은 이 지역의 독립 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날조사건을 하나 만들게 된다. 당시 안중근의 사촌이었던 안명근이 군자금을 모집하다 검거됐고, 광복군기지를 만들려다가 보안법 위반으로 신민회 간부들이 체포되었는데 일본은 이 두 개의 사건을 총독암살미수사건으로 조작해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의 민족 운동가들을 대거 체포하여 구금하게 된다.

이 때 체포되었던 사람들이 김구 선생을 비롯해 모두 6백여명에 달했으나 대부분이 무혐으로 풀려났고, 1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105명이었다. 그래서 이 사건을 105인사건이라 부른다. 105인 사건은 2심 재판에서는 단 6명만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이 6명도 얼마 안있어 특사로 풀려나게 된다.

이 105인 계단을 오르면서 당시 이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던 우리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면서 오르면 105개의 계단이 전혀 힘들지 않다. 계단을 다 오르면 애국선열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의 자리를 만나게 된다. 길이 105m, 높이 3~7.5m의 벽부조가 병풍처럼 둘러 있고 가운데 돌제단과 분수가 설치되어 있다.

꽤 많은 계단을 올라 숨이 가쁘지만 쉬지 않고 애국선열들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추모를 한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자신을 태워 조선을 살린 독립 운동가들을 위해 추모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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