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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경제역풍 경고

‘양털 깎기’라는 경제용어가 있다. 거대 금융세력들이 암암리에 경제 상황을 조정함으로써 일반 대중을 희생양으로 삼아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양털이 풍성하기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깎아냄으로써 단번에 수익을 회수하듯, 버블경제를 방치하거나 유도한 후 일순간에 일반 대중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고도로 계산된 이윤추구 행위를 의미한다. 거기엔 IMF도 일조 한다는게 중론이다.

IMF는 가맹국 국제수지가 적자가 돼 금융위기에 처할 경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기구다. 일종의 국제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IMF는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또 1990년대 자본거래 규제 철폐 등의 권고가 주로 미국 정부와 선진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 밝혀지면서 IMF를 보는 시선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당시 미국 정부는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자 신흥국 투자를 늘리려는 각종 연기금이나 헤지펀드 투자자들로부터 강력한 로비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물론 가맹국들이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IMF 구제금융 덕분이었다. 1997년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외환위기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IMF 대출 조건은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가맹국의 알짜배기 자산과 기업이 외국인의 손에 털리는 등 위기 극복에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망령처럼 등장한다는 IMF가 엊그제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권고했다고 한다. 배경은 이렇다. “성장은 투자 및 세계교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고 고용창출도 부진하다. 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잠재성장률 감소 추세다… 아울러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 0.98명으로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인구변화와 생산성 증가도 둔화세다.” 이를 놓고 보면 경고나 다름없다. 그만큼 지금 우리 경제가 위태롭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소득 3만불시대에 진입한 우리입장에서 볼 때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쓴소리로 치부할 할 일’ 만은 아니듯 싶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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