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등이 정부와 경기도가 제안하는 여러 매칭사업이 시·군에 과도한 재정부담을 준다며 조정을 요구하는 가운데 수원시의회가 경기도가 제안한 매칭사업인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30일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344회 제1차 정례회에서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사업’ 등 22건의 사업예산 48억 4천만원을 삭감한 올해 추경 예산안을 최종 의결했다.
김정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조정교부금 삭감 등 지방재정 개편과 복지비 부담 증가에 따라 어려워진 시 재정여건과 사업시행의 효과와 중복성을 고려해 추경예산안을 심사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특히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사업과 관련해 경기도 보조금으로 편성된 세입예산 5억 8천만원과 세출예산 19억 5천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은 경기도가 지난해 말 신규 사업으로 편성해 올해 추경에 반영한 것으로, 시·군과의 매칭방식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당초 도내 시·군이 기초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여건을 고려해 부담비율을 5:5로 조정하고, 내실있는 사업추진을 위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내년도 본 예산에 편성해 줄 것을 제안했으나 경기도가 이를 무시하고 재정부담 비율을 시·군 7대 경기도 3으로 추경을 편성했다는 것이 시의회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시는 시비로 13억 7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시의회는 시·군 주도사업이 아닌데도 과도한 예산분담 비율을 할당하는 것은 시·군의 고유권한인 예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경기도 매칭사업 예산안 삭감 배경을 밝혔다.
시의회는 또 수원시가 이미 전액 시비로 어린이집 운영비 500억원과 간식비 31억원, 민간·가정 교사 근속수당 17억 등 어린이집 운영과 보육·급식비 지원사업을 하는 것도 삭감이유로 꼽았다.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은 “경기도의 과도한 복지비 매칭사업에 따른 부담으로 시·군에 대한 재정압박이 심화하면 이는 결국 주민들의 안전·편의의 축소를 초래할 것이므로 더는 좌시할 수 없다”며 “경기도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군의 재정 상황과 사업의 적정성을 고려해 시·군과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