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예술고 학부모들이 낡은 학교 건물을 신축해 달라는 요구에, 교육 당국은 일단 증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신축은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키로 결정했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예고는 지난 1980년 남동구 간석동에 지어진 간호전문대학 건물을 활용해 1998년 개교했다.
이후 낡은 인천예고 건물에 예술관을 새로 증축하기로 하고 지난해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 침해로 집단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그렇게 1년 2개월 이상 공사가 지연지면서 인천예고 학생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450여 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는 실습실은 비가 새거나 층고가 낮아 연습이 어렵다.
앞서 2013년 시교육청이 벌인 석면 전수조사에서는 인천예고 건물 절반가량에 석면이 들어간 건축 자재가 쓰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해체 공사조차 이뤄지지 않아 열악함을 더하고 있다.
인천예고 비상대책위원회는 열악한 학교 환경을 규탄하며 지난달 말 시교육청 앞에서 신축 이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혜숙 교감은 “공립예고로서 연습실이 낡아 학생 건강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할 동부교육지원청은 우선 중단된 증축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내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설계를 재공모한 상태다.
인근 주민의 요구 사항 일부를 받아들여 증축할 예술관과 아파트 사이 거리를 기존 15m에서 32m로 늘리고 건물 높이도 당초 5층에서 3층으로 낮추기로 했으나 이날 주민과의 협의에서 새로운 안을 결정했다.
건물이 아파트를 가리는 면적이 작도록 기존 학교 건물과 새로 증축될 예술관을 평행하게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건물 배치 자체를 바꾸는 안은 주민들이 계속 요구해왔다.
대신 학교를 신축 이전하는 안에 대해서는 10년이 넘는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비 등을 모두 합치면 예산 1천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내다보고 있다.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직 추가 협의가 남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건물을 증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이전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창우기자 p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