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A(56)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목격자들의 소재 파악에 나선 가운데 이들의 기억을 되살리고자 법최면 전문가를 투입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26일 브리핑을 열고 사건 당시 목격자들의 기억이 없거나, 30여년 전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법최면 전문가 2명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격자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7차 사건 당시 용의자와 마주쳐 수배전단 작성에 참여했던 버스 안내양과 9차 사건 당시 피해자인 김모(14)양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양복차림의 20대 남성이 대화하는 모습을 목격한 전모(당시 41)씨 등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경찰은 버스 안내양과는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지만 전씨의 소재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화성연쇄살인사건 4차 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경찰은 목격자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A씨에 대한 대면조사는 지난 25일까지 모두 5차례 진행됐으며, 접견 결과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A씨의 여죄를 밝히기 위해 A씨의 군 전역 시점인 1986년부터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힌 시기인 1994년 사이 수원·화성·청주에서 발생한 유사 범죄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밖에도 A씨가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에도 유력한 용의자로 꼽혔지만 결국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기록을 토대로 혈액형과 족적(발자국) 등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3차례 A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지만, 1~7차 사건 증거물 가운데 용의자의 것이라고 특정할 수 있는 혈액형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9차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의 정액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피해자 옷에서 수거해 감정한 결과 B형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수사본부 형사들은 용의자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수사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 진술로도 확인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