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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교육칼럼] 겁박하는 수능감독관 차출, 진단서 요구까지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이 되는데 구인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교사들은 1박 2일 동안 차출이 되는 것으로 해당학교는 수많은 차출교사로 인해 정상수업이 되지 않아 휴업을 하거나 단축수업 등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1월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앞두고 일선학교에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 선정을 위한 교사 추천 협조 요청’의 공문이 하달됐다. 공문에서 교육청은 수능감독관이 곤란한 교사의 경우,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학교장은 진단서를 통해 사유를 확인하고, ‘학교장 의견서’에 학교장 사인을 날인하여 파일로 교육청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수능감독관에 대해 불편해하시고,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힘든 공포감으로 다가오는 업무에 대해 진단서까지 요구하면서 수능감독관 차출에 있어 진단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무조건 차출 명단으로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거의 겁박 수준이라고 보여진다. 과연, 수능감독관을 못하는 경우, 진단서까지 발급하여 제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은 일인지 되묻고 싶다.

교육청에서 하달되는 공문 어디에도 교사들만 수능감독관을 해야한다는 이유나 근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사들은 그동안 지도하였던 제자들이 보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이라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힘들더라도 수능감독에 임했던 것이다.

문제는 최근, 급증하는 수험생 민원과 선택 과목수 증대 등으로 해마다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수능 관리 시스템은 과거에 고착되어 감독관 기피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통상, 시험 감독 업무는 물론 수험생 소지품 관리 업무까지 포괄하는 1교시 당 2~3시간에 이르는 감독관 업무 수행시간 동안 교사들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감독관이 통상 수능의 4개 교시 중 3개 교시에 투입되고 있는 까닭에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감내해야 하며, 그런 까닭에 기립성 저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고 있다.

물론, 수능이 자격고사라면 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나 최근의 정시 확대 흐름에서처럼 선발에 방점이 찍혀지게 된다면, 그 수혜를 받는 대학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이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 수능시험에 종사하는 모든 것에 대해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수능감독관 차출에 있어서는 오직 현직교사들에게만 의지하는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교사뿐만아니라 대학교원, 공무원 등 수능감독관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감독관 인력풀을 구성해야 한다. 일선학교 교육과정의 파행을 불러오는 교사 차출이 과연 교육적인 방법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 선정을 위한 교사 추천 협조 요청은 그야말로 겁박 수준이다. 몸이 아파서나 하기 싫어서 수능감독관 차출을 거부하는 방법은 진단서 제출밖에 없다. 몸이 아픈 교사나 두려움과 공포에 질린 수 많은 교사들은 차출을 거부하고 있는데, 진단서 발급하러 병원에 가야만 한다. 물론, 진단서 발급 비용은 교사 본인 부담이다.

수능시험 1교시와 2교시를 감독하면 최대 180분, 3시간이며, 앞뒤로 감독 준비시간까지 포함하면 거의 4시간 이상을 감독관 업무 수행을 위해서 수험생들에게 로봇처럼 안내만 하면서 서서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한 인간에게 너무나 가혹한 인권침해 처사이다.

이제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수능감독관 인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과도한 신체적 부담을 경감할 키높이 의자 배치, 연공 서열이나 인맥 중심의 감독관 관리 체계 정비, 수능감독관 연수 내실화, 수능 관리를 대학과 분담할 방안 모색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모든 국가 시험에는 다양한 직렬과 직종의 공무원들 중에서 희망하는 경우 감독관으로 차출된다. 조속히 공론화를 거쳐 교사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는 수능감독관 차출은 없어져야 한다. 차출된 빈자리로 인해 일선학교는 단축수업, 재량휴업일 등으로 파행을 매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