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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다. 이 계절은 시를 읽기 참 좋은 때다. 산책을 하다가 낙엽 쌓인 벤치에 앉아서, 여행 중 창밖을 보다가, 근무 중 휴식시간에 짧은 시라도 한편 씩 읽는다면 이 가을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시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람들도 있다. 백원근 출판평론가는 시(시집)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 직전까지 10년간에 걸쳐 우리 출판시장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시기에는 이해인 수녀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1983년)를 비롯해 접시꽃 당신(도종환, 1986년), 홀로서기(서정윤, 1987년),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칼릴 지브란, 1988년),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류시화, 1996년) 등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으며 수백만부씩 팔리기도 했다. 가히 ‘시의 시대’였다고 할 만 하다. 그러나 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시집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것을 보기 어려웠다.

그 대신 시인들의 수가 급증했다. 일부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시 독자들이 모두 시인이 됐다고 할 정도다. 신인을 배출하는 전국의 문예지만 100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시인은 2만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문인협회 소속이 1만5천여 명인데 이밖에 각 문학단체와 문학단체 지부 소속 시인까지 합치면 파악조차 어렵다. 이런 걸 보면 아직도 시인은 매력적인 존재인 것만은 틀림없다.

오늘(1일)은 ‘시의 날’이다. 1908년 11월1일 우리나라 최초의 신체시(新體詩)인 최남선의 ‘해(海)에게서 소년에게’가 한국 최초의 월간지인 ‘소년’ 창간호에 발표된 날을 기려 제정했다. 한국시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주도해 1987년부터 오늘을 ‘시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한국 경기시인협회(이사장 임병호)도 매년 ‘시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있는데 오늘 오후 4시부터 수원시 행궁동 소재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시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이어 ‘한국시학상 시상식과 시극, 축가, 시낭송 순서도 있다. 이 땅의 시인들 중 시 창작에 전 생애를 건 시인에게 축복을 보낸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