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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수원에 문학관 왜 필요한가

 

 

 

“대한민국 성인은 연평균 330잔의 커피, 120병의 맥주, 90병의 소주, 하루 3시간 이상의 스마트폰, 3시간 이상의 TV시청을 한다. 하지만 일 년에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지성 작가의 ‘생각하는 인문학’의 한 구절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다루는 학문이다. 이에 반해 자연과학은 자연현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며, 21세기 들어 눈부신 발전을 통해 인류의 문명을 선도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이 왜 최근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을까? 자연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음에 반해 인문학은 인생을 행복의 길로 이끌어 준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사회를 위해서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수원시는 이미 2011년부터 인문학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인문학 도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 인문학 콘텐츠를 개발해왔으며, 책 읽는 도시 수원 만들기를 위하여 18개의 공공 도서관을 구축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왔다. 십여 년이 흘러 이제 220년 전 정조대왕이 꿈꾸던 문예부흥 정신을 계승하여 신 개념 르네상스로 ‘인문도시 수원’을 구현하는 중심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다.

염태영 시장은 “곳곳에 공공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등을 세워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문화적 향유를 느끼게 하는 것이 수원시가 사람에 투자하는 방식”이라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화를 총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문학관 건립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인문학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인구 125만의 대도시 수원에 아직 문학관이 없다. 인문학 도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수원시가 그 중심축이 될 수 있는 상징인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수원 문화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문학관이 왜 필요한지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첫째, 수원을 연고로 활동한 수많은 작가와 작품을 담아내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예컨대 문필가 나혜석, 시인 홍사용, 시인 박팔양, 작가 박승극, 작가 김광주, 아동문학가 최순애, 수필가 이재영, 작가 염재만, 작가 홍성원, 시조시인 정운엽 등 기라성 같은 작고 문인들이 문학의 터전을 일구어 왔으며, 현재에도 400여 작가들이 개성 있는 문학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바 이들의 콘텐츠를 담아낼 공간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둘째, 상설 전시공간으로서의 문학관의 필요성이다. 작품을 상설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됨으로써 문학인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아주고 자긍심을 높여주게 되어 결국 양질의 작품이 탄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수원시에 거주하는 많은 문학 청소년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셋째, 수원 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다기능 문학관 건립이 필요하다. 문학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서의 문학관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작품 전시기능, 작고문인들의 작품과 유물 수장기능, 문학 및 인문학 세미나 장의 기능,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등 다기능 문학관 건립이 필요하다.

넷째, 청소년들의 문학 체험학습장으로서의 문학관이 필요하다. IT기술의 발달로 게임 등으로 청소년 놀이문화가 확산되면서 독서와 문학 활동이 날로 위축되고 있음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사안이다. 또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경우 ‘자유학년제’가 도입 시행 된지 수년이 흘렀으나 여전히 인근에서 문학체험 장소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문학관에서 최적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이 지역 청소년들의 문학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원이라는 도시에서 많은 예술 작품이 창작될 때 진정한 인문학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 중심에 문학관 건립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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