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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군기지 오염정화費 원인제공자가 부담하라

경기북부지역에 있던 미군기지는 떠나고도 말썽이다. 10년 넘게 머뭇거렸던 개발사업이 별다른 성과없이 또 해를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남북평화바람과 북미화해흐름을 타고 노루꼬리만큼 희망이 보였지만 또 다시 제자리에서 연말을 맞게됐다. 미개발로 버림받은 도내 반환 대상 미군기지는 14곳이었다. 파주에는 캠프 에드워드·스탠턴·자이언트·게리오웬·하우즈 등 5곳, 의정부에는 캠프 카일·레드클라우드·잭슨·스탠리 등 4곳, 동두천에는 훈련장 짐볼스·캠프 호비·모빌·캐슬 일부 등 4곳, 하남에는 캠프 콜번 등이다.

이 가운데 파주에 있는 미군기지 5곳 가운데 캠프 에드워드와 캠프 스탠턴 등 2곳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돼 그나마 다행이다. 나머지 캠프 자이언트와 게리오웬은 응모한 민간사업자가 없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고 캠프 하우스는 사업 취소에 따른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개발할 수 없다.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의정부와 하남의 형편은 더 답답하다. 의정부의 캠프 카일 부지는 법원과 검찰을 유치하기 위해 환경오염 정화작업을 마쳤지만 계획이 무산돼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캠프 잭슨과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반환협상을 진행중이지만 환경오염 정화라는 두터운 벽이 남아있어 ‘오리(五里)가 무중(霧中)’인 상태로 갈 길이 멀다. 헬리콥터의 중간 급유지로 사용중인 캠프 스탠리는 아직 미군이 사용하고 있으니 대체할 수 있는 땅을 마련할 때까지 답이 없다. 하남의 캠프 콜번도 그 자리에 오기로 한 세명대의 유치가 무산돼 ‘암담한 상황’이다. 최악은 동두천시다. 반환된 훈련장 짐볼스는 산악지형이라 나서는 민간 사업자가 당연히 없고 캠프 호비는 폐쇄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여전히 ‘미군은 주둔중’인 상황이다. 캠프 모빌도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아직 ‘미군이 사용중’이다. 진행상황을 복기(復棋)해 보면 미군이 주둔하는 동안 뿌린 배설물을 우리가 치운 후에야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약소국의 숙명적 비애(悲哀)라고 자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경기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속내를 “의정부와 동두천은 환경오염 치유비용 부담에 대한 ‘한·미간의 생각이 달라서’ 갈 길이 멀다”고 토로했다. ‘생각이 달라서’는 결국 오염 당사자인 미국이 청소 비용을 한국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하게 한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미국이 과연 동맹인가? 기우(杞憂)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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