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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서리(霜)와 달(月)을 벗삼아

 

 

중생이란 축생을 포함, 미혹함과 번뇌에 가득 찬 생명이 있는 존재다. 어리석어 태어난 이유도, 어떻게 살 것인지,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채 순간순간 탐욕을 지니고 만족과 불만 속에서 울고 웃으며 열리고 닫히는 생사(生死)라는 파도 위에 뜬 나무 조각처럼 육도(六道)를 끝도 없이 윤회(輪廻)할 따름이다.

행복과 영원으로 가는 길을 모르기에 중생의 삶은 단 하루도 편한 날 없이 매일 근심걱정이 끝이 없지만 중생이 어느날 홀연히 깨달음에 이르면 각자(覺者)가 돼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완전하고 절대적인 해탈을 얻는다.

제법의 실상을 깨달은 진리의 발견자, 존경과 예배의 대상인 붓다에 대한 찬사는 그를 지칭하는 열 가지 별호, 여래십호(如來十號)에서 잘 나타나며 실로 고귀한 자(無上士), 존경할만한 자(應供), 완전한 현자(正遍知), 지혜와 덕행의 완성자(明行足), 다시는 생사해(生死海)에 나오지 않을 복된 자(善逝), 세상의 일체를 다 아는 자(世間解), 제신과 인간의 스승(天人師), 인간의 자기 극복에의 독보적 안내자(調御丈夫), 그리고 불세존(佛世尊)이다.

붓다의 가르침을 믿어 실천하는 사람들의 신행양식이 곧 불교이며 제반 불교의식·법회의 시작에 삼귀의(三歸依, 불·법·승 삼보에 돌아가 의지함)를 하고 마지막엔 사홍서원을 외워 끝맺는데 국가·종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회 끝자락에 외는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이다.

한량이 없는 중생 모두를 교화해 생사해탈의 열반(涅槃)에 이르겠다는 원이며 다함 없는 번뇌를 반드시 끊어 생사를 벗어나겠다는 것이며, 한량없는 법문을 남김없이 배워 마치겠다는 것이며, 위없는 최상의 불도를 마침내 이루겠다는 맹세이다. 4가지 서원 첫머리의 중생·번뇌·법문·불도는 불교의 기본진리인 고(苦)·집(集)·멸(滅)·도(道)의 사제(四諦)와 대비를 시켜 구성한 것이라는 설도 있고, 앞의 하나는 이타(利他) 원이고, 뒤의 셋은 자리(自利)의 원이라고 분류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변·무진·무량·무상을 제도해 끊고 배우고 이루겠다고 한 점이다. 배우고 배워도 한량이 없는 법문을 모두 배우고 가없는 중생을 다 구하겠다는 보살은 이와 같은 사홍서원을 세워 정진하며 그 원을 모두 이룸에 어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실천하고자 끊임없이 보살의 길을 걷는 것이다.

사홍서원(四弘誓願)은 공통의 원이고 총괄적인 서원이라는 의미에서 총원(總願)이라 하며 일체의 보살이 처음 발심할 때반드시 이 원을 발하고 이 소원은 넓고 크므로 홍원(弘願)이라 하며 서(誓)라 하고 뜻의 만족을 구하므로 원이라 하는 것 이다. 번뇌의 연속체인 중생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기란 어렵다. 그것은 모든 번뇌를 끊고, 열반을 증득한, 복과 지혜를 구족하고 자비심을 일으킨 자만이 헤아릴 수 있다.

풍찬 노숙 동안거 용맹 정진이 이어지고 있는 위례신도시, 서리(霜)와 달(月)을 벗 삼아 정진한다는 ‘상월선원’ 천막 법당에서 조계종단 중진 큰스님뿐 아니라 재가자들도 참여하는 ‘무문관 단기 수행체험’에 불자들의 동참이 시작됐다. 전·현직 내노라 하는 지위의 재가자들도 번잡하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하루 한끼 작은 쪽문으로 들어오는 일종식의 공양과 불기조차 없는 냉장창고같은 추위에서 배고픔을 스스로 감내하며 내면의 자아를 참구한다.

천막선원에서는 고요함 속의 진아를 찾아 침잠하며 부처를 찾고, 밖에서는 엄동설한의 살인적 추위와 허기를 몸소 겪으며 묵언으로 인간 한계를 극복코자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수행자의 안위를 염려한 신도 제위의 야단법석으로 주말이면 시끌벅적 한창인, ‘위례신도시 상월선원’, 지도에도 위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그 척박한 깨달음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한국 불교 중흥 불사의 새로운 역사적 현장에 서는 그 감격 스러움을 느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