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 건립된 고속철 광명역사가 연계교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데다 기반시설 마저 미흡해 무용지물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기도와 광명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개통한 고속철 광명역의 이용객수는 당초 하루 평균 예상 이용객 4만6천명의 10분의 1수준인 4천여명으로 이용객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 광명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을 보면 4월에는 평일 4천100명 주말 5천명, 5월 평일 4천800명 주말 5천500명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하루 평균 5만여명인 서울역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고속철 광명역은 연계교통망, 기반시설 부족, 운수업체 접근 기피 등을 이유로 앞으로 이용객 감소현상이 오랜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인천-안양-광명-안산(49㎞)을 잇는 공항철도가 광명역 개통 2달이 지났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시는 또 목동-광명, 성남-안양-광명, 시흥-광명 등 7개 노선을 확충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서울시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교통이 편리한 서울역과 용산역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시는 오는 2009년까지 5천36억원을 들여 관악역-광명역-철산역(10.42㎞)을 연결하는 경전철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 승인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청량리-여의도-광명-안양(40㎞)을 잇는 신안산선이 2015년에야 개통되고, 광명-안양-수원-분당(20㎞)을 연결하는 수도권 남부선 역시 2020년에 완공, 연계교통망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버스나 지하철보다 접근성이 용이한 택시업체들이 광명역사 진입을 꺼려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관내 9개 택시업체와 협의를 갖고 광명을 포함해 부천, 시흥, 안산, 군포, 안양, 의왕, 과천 등 8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 할증료를 받지 않도록 개선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500여대 택시들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승강장에 대기할 수 없고 승차거부를 못해 역사 진입을 꺼려하고 있다.
Y운수 측은 “일부 택시기사들이 야간 할증 없이 승객을 태우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며 “대부분 승객들이 교통이 편리한 서울역과 용산역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광명역사 주변에 업무?상업단지, 호텔, 국제회의장, 백화점 등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이용객들이 접근을 꺼리고 있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미수 광명시의원은 “고속철 광명역사는 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개통에 급급해 아까운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인 표본”이라며 “여기에 역사 인근에 3천900억원을 투입해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밝히고 있어 주먹구구식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연계교통망을 조속히 구축하고 현재 86편의 정차회수를 7월부터 40% 가량 증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