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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시가격 부실산정, ‘민심이반’ 뇌관

정부가 매년 전국의 토지와 건물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공시가격이 ‘들쑥날쑥’ 엉터리라는 시중의 지적이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발표한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가격 산정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산세 등 각종 세제 부과 기준은 물론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등 사회복지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부실산정은 심각한 민심이반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전국 단독주택의 약 5.9%인 22만8천475호의 개별주택가격(토지+주택)이 해당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공시지가가 개별주택가격보다 2배 이상 높게 역전된 경우도 2천419호에 달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가격 역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자체 내의 토지와 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부서가 달라 동일 토지임에도 토지용도 등의 토지특성을 각각 다르게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용도지역 정보가 탑재된 국토부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KRAS)이 지자체의 산정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아 전국 토지(약 3천300만 필지) 중 12만1천616필지(0.36%), 개별주택(약 390만호) 중 6천698호(0.17%)의 용도지역 정보가 달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표준부동산 표본(토지 50만 필지·주택 22만호)도 적정 수준보다 적고, 용도지역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것도 공시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는 지적됐다.

감사원은 표준부동산 표본 수를 늘리거나, 현재 규모를 유지하더라도 용도지역을 제대로 반영해 대도시·주거지의 표준부동산 규모는 줄이고 비도시나 자연지역은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역전현상의 원인이었던 공시비율을 올해부터는 폐지해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이 권고한 표본 수 확대를 위해서는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만큼 재정 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부실 책정된 공시가격에 따라 잘못 납부된 세금에 대한 시비 등 많은 논란이 파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부과된 세금을 돌려받자고 대들고, 덜 낸 세금을 더 내라고 독촉하는 불신 소동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현대인들은 ‘배가 고픈 것은 참지만,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특성이 강하다. ‘불공정’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근성이 팽배해지고 있는 까닭이다. 정부는 서둘러 개선책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가뜩이나 “세금만 자꾸 올린다”는 불평불만이 시중에 흐드러진 상황이다. 가벼이 여길 일이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