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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경영]보호무역의 시대

 

무역이란 국가 간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팔며, 교환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인 수출품으로는 반도체, 컴퓨터, 가전제품, 자동차 등이 있다. 반면에 에너지, 식량, 원재료, 기계의 핵심 부품 등을 주로 수입한다. 


보호무역은 국가 권력과 간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른 나라와 무역하는 자유무역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국가마다 국민의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위해서, 또는 국가 안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하는 산업이 있다. 누구나 위험하고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듯이, 국제 경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가 간 거래를 하면서 불리한 점이 생기면 자기 나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게 된다. 예를 들면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많은 국민이 종사하고 있는 핵심 산업의 경우, 해당 산업이 해외 기업으로 인해 붕괴가 된다면 국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해 몇 가지 보호무역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보호무역 제도로 자기 나라의 상품과 경쟁하는 수입품에 대해 높은 세금을 매겨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보호 관세’가 있다. 또 정부가 미리 수입량을 정해 놓고 그 범위 안에서만 수입을 허락하는 ‘수입 할당제’와 특정한 상품의 수출을 북돋아 주려고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는 ‘수출 장려금 제도’ 등도 보호무역의 한 종류이다.


그동안 자유무역주의는 20세 후반부터 국제 경제의 트렌드로 인식되어 왔다. 선진국의 주도로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무역자유화가 추진됐고, 여러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디고 각국의 경제 구조가 바뀌면서 이러한 상황들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실업자와 빈곤층이 늘어나고 무역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자유무역이 모두를 잘 살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은 깨지기 시작한다. 결국 현 단계 세계 경제는 한편으로 자유무역주의의 확산, 다른 한편 보호주의 강화라는 상호 모순된 경향이 혼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각국의 사정에 따라, 또 산업에 맞춰 보호와 개방을 저울질하게 되면서 각국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2대 무역국, 한국은 미국의 6대 무역국이다.  미국은 자국의 경쟁우위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통상질서를 강요한다. 앞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반도체, 가전, 섬유류 분야의 타격이 예상된다.  


보호무역은 단기적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920년대 미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가 간 보복 관세가 이어지고 세계 무역 규모가 60%나 줄어든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오랜 기간, 글로벌 무역은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대립을 통해 발전해왔다. 한때는 세계화를 거스르는 것이 마치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바야흐로 자유무역의 시대가 저물고 보호무역의 시대가 다시 다가오고 있다. 


아마도 당장은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바람이 잠시 주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는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무역으로 인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물자가 풍부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보호무역에 대한 논쟁은 진행형이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자 무역장벽을 높여 자국의 이익부터 우선시하는 움직임도 점점 뚜렷해진다. 한쪽에서는 결국 보호무역이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가 끊이지 않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보호무역 확산에는 절대 반대 입장이다. 


2020년대에도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격돌이 예상된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세계 경제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 요인이 되어가고 있다. 세계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된 우리로서는 어려운 상황임이 틀림없다. 


과연 우리는 이 어려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속에서, 높은 무역 대외의존도를 갖고 있는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확실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그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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