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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겪은 전쟁 상흔, 국민화합으로 보듬어야"

6·25전쟁 70주년, 참전유공자 특별 인터뷰
김정현, 주혁 옹

 

“6·25 가슴 아픈 전쟁을 국민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마음이라면 온 국민이 단합할 수 있어요.”

 

6·25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시흥 보훈회관에서 진행한 참전용사 인터뷰에서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지회장 김정현(86), 부지회장 주혁(87)옹은 국민들이 6·25전쟁을 잊지 않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흥시 지회 지회장을 맡은 김정현 옹은 1950년 당시 17살 이었으며 12월에 바로 학도병으로 지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70주년이나 됐다니 감회가 새롭니다. 당시 17살 어린나이임에도 12월에 바로 학도병으로 전쟁에 나갔다”며 “당시를 생각하면 정말 힘들었다. 밥도 못먹고, 옷도 없고, 서럽고 힘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주혁옹은 “50년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다. 집이 돈암동 미아리고개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고개 넘어 집 앞에 인민군의 탱크부대가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아군이 총을 쏴도 인민군은 계속 전진했다”며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해 행패를 부려 여기저기 숨어다니다 12월에 입대했다”고 말했다.

 

주혁옹은 19살에 분대장을 맡아 전투를 하며 전우가 목에 실탄을 맞아 쓰러졌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기억했다.

 

“육군 7사단 10중대 3소대 3대장을 맡아 인민군과 몇 시간을 교전했다. 갑자기 전우가 목에 실탄을 맞고 쓰러져 악이 솟아 올랐다. 동료를 눞히고 나도 모르게 ‘공격개시’를 외치며 총탄을 사격했다”며 “악에 받혀 싸우다보니 적군은 사기가 떨어졌고 점차 후퇴했다. 고지를 점령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시체만 잔뜩 널려있었다”고 덤덤히 말했다.

 

결국 전쟁 중 수류탄을 맞아 야전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53년 휴전 후에야 의병제대를 했다는 주혁옹은 6·25전쟁 기념탑을 닦고 청소할 때마다 전우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6·25전쟁 기념탑에 가끔 찾아가 청소하고 주위를 살펴볼 때마다 전우들을 생각한다”며 “나이가 드니 기억이 예전과 달라 계속 생각한다. 전우들을 잊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정현옹은 나라를 위해 싸운 6·25 참전용사들을 국가가 조금 더 세심하게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나이가 들다보니 병원이 집이다. 시흥 센트럴병원은 유공자들에게 20%의 할인을 해주고 서울보훈병원은 60%정도 할인을 해준다. 시흥도 비슷하게 할인을 해달라 하니 그러면 서울로 가라고 말한다”며 “6·25참전용사 막내가 87세다. 90세가 다된 우리가 멀리 서울로 병원을 다니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정현옹과 주혁옹은 국민들이 6·25전쟁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애국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온 국민이 단합해 후대에는 이런 전쟁이 결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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