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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두의 시선]2020 해남방문의 해

 

삶과 마음이 떨릴 때는 여행의 진미를 찾는 길을 묻게 된다. 음풍농월로 바다와 산과 강을 유람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길 찾기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와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땅끝 해남을 다녔다. 지난해 11월 해남미남축제와 함께 군민선포식을 갖고, 서울청계광장에서 홍보전도 개최했다. 그간 관광투어와 해남이 갖는 특산물을 관광상품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뜻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한 순조로운 항해는 되지 못했지만 전남도 일원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해남방문의 해 마스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탐험하는 것, 꿈꾸는 것, 그리고 발견하는 것을 향해 인생의 돛을 올리게 하는 땅 끝의 서막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해남문화예술인들의 문화콘텐츠 협업기획도 고마운 일이지만 SBS 백종원의 ‘맛남의 광장’을 통해 해남만의 맛의 진미도 충분했고, 시티투어버스 편의제공으로 발길을 열어주었다.


땅끝은 한반도 최남단의 상징인 해발 156.2m의 사자봉 정상에 전망대와 한반도 기(氣)의 정점 탑과 모노레일을 건립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천혜의 바다의 풍경을 만나게 한다. 10분정도 더 걸으면 해양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고,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땅끝 조각공원에서 조각예술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선사 달마산 미황사는 1200년의 사찰의 위엄을 지닌 숨은 고도의 역사를 발견한다.


좀 더 길을 열면 하늘에 지은 도솔암자가 기다린다. 미황사의 열두 암자중 하나로 통일신라 말, 의상대사가 세운 도솔암은 신비스러움이 가득하고, 절묘한 하늘정원으로 불리는 그 기품에 놀랍다. 수련한 경관을 자랑한 암자의 이색적인 입소문으로 드라마 추노, 각시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를 촬영했다.


두륜산 대흥사를 중심으로 유배지문학의 산실이요, 예술의 고장을 탐색케 하는 고산 윤선도유적지, 송호리 해수욕장, 구수골계곡, 철새의 낙원 고천암 철새도래지,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두근두근 대섬, 가학산 자연휴양림, 공룡화석지, 낙조전망대 매월리 알몰, 황토나라 테마촌도 볼거리다. 진도군과 매년 교차로 개최하는 명량대첩축제는 우수영 울돌목의 장엄한 전란을 기억할 수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임전무퇴와 탁월한 지휘능력과 거북선과 같은 함선을 개발한 장군의 필사적인 혼과 정신은 무한경쟁시대에 조그만 이익을 놓고도 피 튀기는 경쟁이 벌어지는 오늘의 현실은 비단정치인들 뿐만 아니다. 


서산대제, 공재문화제, 초의문화제, 매화축제, 흑석산 철쭉제도 관심이다. 해안 길을 걷다보면 켜켜이 쌓인 사람과 자연의 숨은 기억을 더듬어가는 고즈넉한 산책길과 울창한 숲을 이루는 자연과 유적이 잘 보존되어 지친사람들에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힐링이 된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 달마고도를 1코스로, 큰바람 재를 넘는 길을 2코스로, 문바우골을 넘어 큰 금샘 찾아가는 길을 3코스로, 이진의 말을 몰아 십삼모퉁이를 넘어 마봉 가던 길을 4코스로, 천년의 숲을 따라 미황사 가는 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일상의 번잡한 시름들을 잊게 되고 해남만 지닌 인간애의 정취를 나눌 수 있다.


역사와 예술로 애향의 빛이 나는 우수영문화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을 돌아보니 백남준이 말했던 “예술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다”는 말이 실감난다. 삶이 아름다운 건, 또한 예술이 아름다운 건, 과정을 함께하고 영감을 나누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백세 밥상, 바다 요리로 톳밥, 해장금, 바다사랑 만두전골, 바다나물 전복정식이 있고, 토종닭코스요리 닭요리촌, 웰빙음식촌, 활어 회촌들이 어울진 맛의 향유를 가질 수 있다. 친환경 해남특산물로는 하늘과 땅의 정기가 모인 쌀과 당도가 높은 황토고구마, 청퇴바다의 김, 청정갯벌에서 자란 전복, 갯벌 염분을 먹고 자란 세발나물, 겨울배추, 산이면 해월리 황토심마니 인삼도 자랑거리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시간은 가고, 우리는 주검을 준비하면서 늙어간다.


신비로울 정도로 기품이 자리한 곳,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해남의 땅, 해남사람들의 따스한 인간애를 만나고,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추스르고 싶다면 해남으로 서둘러 발길을 돌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