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 江山(강산)

삶의 터전은 강과 산, 그리고 그 사이에 형성된 들판이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계곡 아래에서 바라보면 하늘은 높다. 큰 강과 높은 산자락에 자리한 삶의 터전에서 자란 아이 중에 큰 인물이 많다고 한다. 호연지기라 한다.

 

섬마을이 좁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느 소년은 그곳에서 드넓은 대양을 발견했다. 자고 깨면 만나는 드넓은 들판을 보면서 성장한 소년은 시인이 되고 길고 푸른 강가를 거닐던 아이는 작가가 된다. 어쩌다가 방문한 고향마을에서 자신의 유년시절을 추억하다 보면 참으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큰 도시까지 나왔구나 생각을 하다가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과 대서양을 그려보다가 일순간 태양계로 달려가는 의식의 흐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서 돌아오곤 한다. 우리의 생각이 지구를 떠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일 수 있지만 가끔은 우주적 상상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공직자라면 가끔은 혼자서 큰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지구보다 큰 ‘화성시’를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고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일이 정말로 갈등해야 하는 사안인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하자는 말이다. 근시안적인 행정적 판단이라는 언론의 비판을 받게 되는 이유는 가장 가까운 사례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역사의식을 가지라는 말, 정치적인 판단과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또한 공감이 가기는 하는데 공직수행에 대한 규정의 폭이 좁고 척박하기까지 하다. 자율성의 윤활유가 부족하고 한번 짜 맞춘 플레임(frame)을 바꾸기는 마른 소가죽을 문질러 부드러운 손지갑을 만드는 일 만큼이나 괴롭고 그 작업을 하는 손바닥이 아리다. 그래서 혁신(革新)이라 하고 변화하기가 참 어렵다한다.

 

현실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일하면 칭찬을 듣기보다 특혜라거나 재량권 이탈, 남용이라며 징계양정 기준을 들이댄다. 실무자들은 5일만에 끝낸 일도 민원처리 기한인 10일을 기다려 결재를 진행한다. 빠르게 결재를 올리면 팀장선에서 홀딩한다. 하향평준화된 민원처리기한 준수다. 그래서 앞으로는 관공서를 높은 산자락, 넓은 강가에 신축했으면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