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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동도 폭동도 아닌 도시빈민 생존권 투쟁의 역사…'광주대단지사건'

[경기도의 굴곡진 현대사] 2. 광주대단지사건
- 1971년 강제이주된 도시빈민층 5만여명 '생존 위협' 분노 폭발
- 성남시 태동의 시발점...관련 조례안 두차례 부결 끝 작년 통과
- 내년 50주년 앞두고 재조명 및 뮤지컬, 전시 등 다양한 기념사업 진행

 

 

수도권의 중추도시로 성장한 성남시는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 '난동'과 '폭동'으로 기억된 사건이 있다. 1971년 8월 10일 주민 5만명이 기반시설은 커녕 식수와 먹을 것 조차 구하기 어려워 생존을 위해 일으킨 '광주대단지사건' 이다. 분노한 민심에 놀란 군사독재정권이 즉각 국민희생을 강요하며 일방적으로 ㅇ실어붙인 대한민국 초유의 사건은 결과적으로 성남시의 탄생을 가져왔다.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성남시가 고군분투 하고 있다. 성남시는 역사 알리기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학술, 교육 등 다양한 방향으로 '숨겨지고 아픈 역사'를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 광주대단지사건 조례안

 

지금은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가 된 ‘광주대단지’는 주민 5만여 명이 정부의 무계회적인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에 반발해 시작됐다.

 

급소한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 빈곤층의 생존위협을 보여준 사건으로, 성남시 태동의 시발점으로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7월 26일 광주대단지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고 성남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뿌리를 찾기 위해 기념사업, 문화, 학술연구 등을 통해 이와 과련된 조례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2016년 두 차례의 시의회 조례 제정 심사에서 부결된 것.

 

하지만 성남시와 민간협회, 전문가, 교수 등이 끊임 없는 노력의 결실이 지난해 1월 법제처로부터 “사건의 지역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하기 위한 기념사업, 문화, 학술, 조사, 연구, 간행물 발간 등은 자치사무”라는 조례 제정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조례안에는 광주대단지사건과 관련한 기념사업, 문화, 학술, 조사, 연구사업, 간행물 발간 등을 시행하고 관련 기관과 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기념사업 등을 협의하고 조정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도 구성됐다.

 

이에 따라 광주대단지사건의 발생 원인, 경과, 역사적 의미 등을 재조명 할 수 있었고 당시 구속됐던 21명 가운데 생존자들(15명 추정)을 대상으로 당시 사건 상황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확보도 수월해졌다.

 

◇ 뮤지컬, 전시, 토론회 등 다양한 장르로 조망하는 '광주대단지사건'

 

성남문화재단은 ‘광주대단지사건’을 다양한 문화예술로 성남시 태동과 역사를 표현하고 있다.

 

먼저 ‘광주대단지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광주대단지사건 문화예술사업’ 공모를 진행, 지난 2017년 세미뮤지컬과 2018년에 연극 등 다른 버전의 ‘황무지’를 선보였던 극단 ‘성남93’이 지난 5일 뮤지컬 ‘황무지’를 선보였다.

 

‘황무지’는 당시 황무지와 다름없던 광주대단지에 이주해 희망을 꿈꾸지만 결국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에 분노에 항거했던 당시 시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선보인 뮤지컬은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10일 비대면 영상공연으로 시민들을 찾아간다

 

또 전시프로그램인 미디어아트전 ‘움직이는 땅: 광주대단지사건’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광주대단지와 광주대단지사건을 모티브로 땅이라는 삶의 터전에 새겨진 인간의 기억과 망각, 공존과 대립, 여전히 되풀이되는 획일적 도시개발과 국가 및 자본 권력의 모순 등을 4인의 미디어 작가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도시 서민의 애환과 이주의 역사가 그대로 새겨진 수정구 태평동 일원에 ‘빈집’으로 남겨진 2110번지를 전시장으로 활용해 김호민, 장석준, 이경희, 허수빈 등 4명의 작가는 각각의 공간에서 광주대단지사건 및 그 현장이었던 현재 성남 본도심을 관찰하고 해석한 내용을 미디어 매체로 구현한다.

 

또 작가의 작업 모습 등 전시의 모든 과정을 담은 영상을 성남문화재단 유튜브로 공유해 더 많은 시민과 성남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되짚어 보고 있다.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도 광주대단지사건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2020 성남중진작가전’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로 마련한 이돈순 작가의 ‘분리된 도시의 삶-광주대단지사건으로부터’ 展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6일 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돈순 작가는 특유의 못 그림(철정회화鐵釘繪畵)과 하반신 인체 군상들, 영상과 오브제 작업 등으로 광주대단지사건을 다루고 있다.

 

버려지거나 재활용한 청바지로 22개의 하반신 인체 군상을 제작한 <행위자들>은 광주대단지 사건의 적극 가담자로 구속된 22명을 상징하고 있으며 절단된 허리 위로 풀처럼 돋아난 재활용 못(철거현장에 버려진 못)을 돌출시켜 강제이주를 받아들여야 했던 이주민들의 아픔과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또 광주대단지사건 당시 지어진 빈집에서 수집한 낡은 방범창을 활용한 오브제 작품,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마을의 현실을 기록한 영상, 마을 지도로 드로잉 한 가림막 등을 통해 당시의 거친 현대사를 조망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삶의 의미와 상처를 들여다보게 한다.

 

아울러 성남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신흥, 태평 공공예술창작소 입주 예술가들(하얀별, 메모리퐁, 송하나, 이경미)도 문화기획자 및 작가 등 외부 패널과 함께 시, 미술 그리고 광주대단지’란 주제로 8월 10일 신흥공공예술창작소 1층 전시관에서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0일 성남시 중앙롯데시네마에서는 다큐멘터리 ‘난쟁이 마을’의 단편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이 밖에 성남시에서 진행하는 기념행사도 다양하다.

 

역사 강사 최태성이 진행하고 은수미 성남시장과 하동근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패널로 출연하는 <광주대단지사건 49주년 기념 토크콘서트>가 비대면으로 개최된다.

 

광주대단지사건의 발생 동기 및 의미 등을 재조명할 이번 토크콘서트 영상 역시 8월 10일부터 온라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