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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교 가는 길’서 추억한 파주 임진강의 역사

이용남 작가가 표현한 파주 임진강 리비교의 과거와 현재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기다림…나도 작별 인사를 건넨다”

 

리비교 가는 길/이용남·장경선 글/구름바다/180쪽/3만원

 

‘리비교 가는 길’은 이용남 작가의 사진집으로 리비교는 1953년 7월 4일 파주 임진강에 세워진 다리이다.

 

리비교는 전쟁 중에 미군이 군사용 목적으로 만든 다리이므로 아는 사람은 드문데, 이용남 작가는 이 다리가 있는 장파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리비교를 통해 미군부대로 출퇴근하는 아버지를 배웅하고 마중한 추억이 있다.

 

이 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남쪽 임진강에 군수물자 수송을 위한 교량 11개가 세워졌다”며 “나의 고향은 파평면 ‘아랫장마루’다. 우리집 사랑방에는 내 또래의 흑인 혼혈 아이와 양공주라고 불렸던 엄마가 미군과 함께 세들어 살았다”라고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이어 “저녁 무렵이면 미제물건 장사꾼과 클럽 포주와 양색시, 달러상 등 하루 일과를 마치고 리비교를 건너오는 미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면서 “나는 흑인 친구와 리비교에 곧잘 갔다. 운이 좋으면 미군이 던져주는 초콜릿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용남 작가의 기억 속 마을은 리비교 건너 민통선에 미군부대가 있었고 장파리 마을 쪽으로는 기지촌이 형성돼있었다. 미군 클럽이 다섯 개나 있었으며, 미군 위안부가 1,000여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2016년 10월 15일, 리비교는 안전진단결과 E등급을 받아 폐쇄됐으며 이후 2020년 봄에 임진강에서 영영 자취를 감췄다.

 

파주시가 DMZ평화벨트로 조성해 리모델링하여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계획은 철회됐으며, 상판을 걷어낸 리비교는 교각도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아 결국 다리를 잘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상판을 드러낸 리비교에는 병사들이 페인트로 쓴 ‘조국통일’, ‘인내’, ‘남북통일’, ‘우리의 소원’ 등 글자가 당시 수많은 병사가 느꼈던 심정을 조금이나마 가늠하게 한다.

 

이용남 작가는 ‘리비교 가는 길’을 통해 리비교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으며, 사라진 리비교와 분단의 아픔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누군가에게는 봄나물 캐러 갔던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던 리비교”라고 의미를 되새기며 “나도 이제 작별 인사를 건넨다. 안녕, 리비교”라고 인사를 남겼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