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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잊히는 경기도내 항일유적지 121곳 찾아낸 숨은 영웅들

[2020 광복절 기획 ③] 2년간 현장 돌며 항일유적 안내표지판 세운 경기도청 문화유산과
"경기도 빠른 발전으로 인해 사라지는 항일 유적지 많아"
"사유지라 소유주가 안내표지판 설치 반대하기도"
"홍보부족으로 사업 활성화 안 돼 아쉬워…교육청과 협업 계획"
"내 주변에 어떤 역사 있는지 알고 자부심 가져주길 희망"

#1. 유흥가가 알고 보니 독립투사의 집터

 

유흥가가 즐비한 안양 최대 번화가, 안양 1번가. 115년 전 이곳에는 원태우(1882~1950) 지사가 살고 있었다. 그는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이에 분개해 이토 히로부미에게 돌을 던져 일제로부터 고문을 당했다. 

 

#2. 학생 독립운동의 성지였던 수원삼일중

 

수원삼일중학교는 1920년 수원에서 조직된 독립운동결사 단체인 구국민단의 활동지였다. 구국민단은 조선독립국가 실현을 위해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입옥 또는 순국한 지사의 가족 및 유족의 구조를 목표로 삼아 활동했다.

 

일제 강점기 항일·독립운동으로 뜨거웠던 역사적 현장은 세월의 풍화와 빠른 도시화로 사라지거나 잊히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월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보존과 홍보를 위해 유적지 257곳 중 121곳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지도를 제작했다.

 

나머지 136곳은 이미 잘 알려졌거나 시설이 마련돼 있는 유적지라 따로 안내판 설치를 하지 않았다.

 

 

◇ “발전속도 빠른 경기도, 그만큼 사라지는 항일 유적지도 많아”

 

이 사업은 경기도청 문화유산과가 직접 계획하고 추진한 전국 최초 사업이었다.

 

문화유산과 직원들은 무려 2년 동안 도내에 산재하는 257곳의 유적 현장과 관계자들을 탐문하고, 자료를 살피며 고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경기도청 이정식 문화유산과장은 “경기도 항일운동 유적 발굴 및 보존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항일·독립유적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나니, 발전속도가 상당히 빠른 경기도의 특성 탓에 항일운동이 일어났던 곳이 많이 없어지고 잊히는 것 같았다”면서 “‘어떻게 하면 유적지를 알리고 의미를 되살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해당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좋은 취지의 사업이었지만, 진행 과정에서 난항도 적잖았다.

 

이정식 과장은 “예산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유적지를) 고증하는 단계였다”며 “과거 문헌과 후손, 주변 인물 등을 통한 탐문 과정을 거쳐 전수조사를 했지만 과거의 주소와 현재의 주소가 상이해 정확한 유적지 위치를 찾아내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항일 유적지가 지금은 사유지인 곳이 많았는데, 안내·표지판을 설치한다고 하니 땅 소유주가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설득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이 외에도 안내·표지판과 관련해 후손들과의 표기 내용 조정이나 문법적 오류 등을 방지하기 위한 국립국어원 의뢰 등 수많은 과정을 거치다 보니 총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사업이 완료됐다.

 

 

◇ “항일·독립 유적지는 선대와 후세를 이어주는 기억장치”

 

하지만 사업 완료 이후 유적지와 사업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어 대비책이 필요했다.

 

이정식 과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항일·독립 유적지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많은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내년에는 교육청과 협업해 학생들과 항일·독립 유적지를 연결해줄 수 있는 고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도내 31개 시군에 협조 요청해 항일·독립 유적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보존·홍보를 위해 경기도의 큰 노력이 들어간 가운데 문화유산과는 이 사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의미가 있었다.

 

“항일·독립 유적지는 선대와 후세를 이어주는 기억장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방송이나 언론에서 많이 나오는 유적지 외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 사업을 통해 내 주변에는 어떤 역사가 있는지 알고, 그런 과정을 통해 자부심을 느끼며 삶을 되돌아보거나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항일·독립운동 유적지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