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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민심의 저기압, 수증기를 줄여야

올 여름은 지구온난화 탓인지 오랫동안 많은 비로 피해가 속출하고, 소멸됐지만 태풍 장미까지 영향을 미치며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예상되는 태풍은 보통 위도 5도 이상의 열대 해상에서 더운 공기와 찬공기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 태풍이 따뜻한 해역을 지나면 대량의 수증기를 빨아들여 위력이 어른처럼 성장하게 돼 많은 피해를 주게된다. 반대로 차가운 바닷물이나 수증기를 흡수할 수 없는 육지에 오르면 힘을 잃는다. 처음 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씨앗이 추가로 에너지를 공급받느냐 여부에 따라 태풍의 일생이 결정되는 것이다.

 

민심도 태풍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백성의 삶이 좋아지고 평안하면 중국 요순시대 한 노인의 행복한 독백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밭 갈아 먹고 우물 파서 마시니, 임금의 힘이 나한테 무슨 소용인가(日出而作 日入而息, 耕田而食 鑿井而飮, 帝力何有于我哉)”처럼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어 사회적 갈등이 노출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의 생활이 여의치 않아지면 갈등의 씨앗이 똬리를 틀게 되고 어떤 계기를 만나면 민심이 사납게 분출한다. 이명박 정부 1년차인 2008년 미국산 소고기광우병 사태가 지금도 생생하다. 확인되지 않은 각종 악성 루머까지 퍼지면서 미국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가 수개월에 걸쳐 태풍처럼 몰아쳐 국정이 마비될 정도였다. 하지만 광우병 사태를 좀 더 들여다보면 시위는 결과물이었지 그 과정에는 당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운하를 비롯한 갈등 요인들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진 인사가 화를 불렀다. 이른바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권)·강부자(강남 땅 부자) 내각, 청와대 참모진의 ‘버블세븐’(강남·분당 등 수도권 주요지역) 부동산 소유, 여기에 거짓말 해명까지. 이미 부동산 과열 등으로 노무현 전 정부로부터 지쳐있던 국민의 저기압이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인사난맥 등 ‘대량의 수증기’를 먹으며 광우병 파동이라는 강력한 태풍으로 변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우수한 K-방역체계가 고달픈 삶에 위안이 되기도 한다. 잘하는 것 못지않게, 최근 부동산을 둘러싼 고위공직자들의 모호한 처신이나 막말,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실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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