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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입장 시기 놓고 저울질

무효화 先 표명시 국제고립 우려감 애써 외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새달 11∼12일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전제로 12월분 중유 북송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그 이전에 북측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일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간) KEDO의 대북 중유지원 중단 결정과 15일 핵개발 포기를 전제로 대북지원 의사를 밝힌 부시 미 대통령의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우리 정부는 북핵문제를 평화적인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3주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 대북 설득작업에 진력중이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 비무장지대(DMZ)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서도 KEDO 결정과 부시 대통령의 성명 내용을 진지하게 설명하고 진의를 상부에 보고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KEDO 결정과 부시 대통령의 성명을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대신 10여일 전 유엔군사령부의 제동으로 DMZ 지뢰제거작업이 중단되자 지난 16일 철도성 대변인에 이어 17일 남북 장관급회담 북측단장 명의로 대미 규탄성명을 발표하는 등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KEDO의 중유지원 중단 결정 이전, 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실 끝에 달려있는 상태(hanging by a thread)'라고 봐왔다. 따라서 북한은 KEDO의 결정을 `실'을 끊는조치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핵개발 파문이후 미국이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할뿐 KEDO의 중유지원 중단결정과 관련, 제네바합의의 공식적인 파기선언은 하지 않고 있다.
핵개발 계획 시인으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제네바합의 무효화를 선언하게 되면 고립상태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곧 어떤 식으로든 공식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학계 전문가는 "지난 7월1일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한 경제개선 조치를 발표하고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선 북한으로선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할 것"이라면서 "북측은 일단 미,일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조성됐다고 판단되면 핵개발 문제와 관련, 공식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문제는 시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향후 5년간 남측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인지 고려하지 않은채 핵문제와 관련해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북측은 남측의 차기 대통령선거 이후에야 공식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변수는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유엔의 이라크에 대한 핵사찰 추이다.
북측이 핵개발 계획을 공식 시인하든 부인하든 미국은 핵사찰을 요구할 것이고, 이라크 핵사찰 사례가 북한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공식반응은 1∼2개월 후에 나올 것"이라며 "그간 북한의 태도로 미뤄볼 때 `KEDO의 중유지원 중단 결정으로 우리도 제네바합의 의무 사항을 지키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북한으로서는 가뜩이나 핵개발계획 시인 이후 불거진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먼저 합의문 무효화를 선언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제네바합의문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데다 향후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 내더라도 체제보장 등 북한의 입장이 상당히 반영돼 있는 제네바합의의 틀을 유지하고 싶은 쪽은 북한이어서 스스로 먼저 파기선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합의문 파기선언은 북미 양국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손실은 미국보다 북한이 훨씬 크다"면서 "현 단계에서 북한이 절대로 먼저 합의문 파기를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북미 양국은 합의문 파기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기 위해서라도 무효화 선언을 두고 고심할 것"이며 특히 "북한의 경우 미국에 다른 빌미를 주지않기 위해서라도 먼저 무효화를 공식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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