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 속에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수해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호남·충청권 대의원 대회 및 합동연설회는 수해로 연기돼 지난 16일 청중없이 여의도 당사에서 간소하게 치러졌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나머지 일정도 최대한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서울올림픽체육관에서 개최하려던 계획도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온라인 개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홍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지도부 논의를 거쳐 행사 취소 여부와 대체할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날 현안브리핑에서 "원래 계획대로면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당 관계자와 언론인 등 1천여명이 모이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이뤄지는 만큼 불가피하게 수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온라인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흥행 부진에 당내에서는 차기 지도부 후보들의 비전과 논쟁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니 우리들만의 리그가 된다. 그러니 논쟁이 없다. 논쟁이 없으니 차별성이 없고 비전 경쟁을 할 이유가 없다”며 “분명히 비정상이다. 관심과 논쟁, 비전도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고 비판했다.
당에서는 잇단 악재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과거 권역별 대의원대회를 거치며 바람몰이를 하던 과정이 사라져서 권리당원 상당수의 관심도가 떨어졌다"며 "일반 국민들은 전대를 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출마자들의 친문 선명성 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 선거운동과 인지도 쌓기 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진정한 쇄신 경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석열 때리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맞섰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격함으로써 강성지지층에 어필하는 식이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정세균계' 이원욱 의원이나 4선 노웅래 의원의 경우 비교적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 의원), "정치검찰에 철퇴를"(노 의원) 등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어차피 전대는 당심 경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전대가 끝나면 쇄신 논의가 표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