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시행 이틀째인 2일 새 교통카드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엉뚱한 요금이 부과되는 등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시내버스들은 교통카드 단말기가 아예 작동하지 않아 무료운행을 했으며, 오작동으로 인해 환승요금을 정산하지 못하거나 이중으로 많은 요금을 부과해 승객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2일 오전 8시 권모(24.회사원)씨는 개편 전 880번 버스를 타고 2정거장 후 지하철로 환승하면서 신 교통카드로 800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산이 안 된 것으로 판단한 권씨는 다시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시킨 순간 다시 800원이 빠져나가 이중으로 요금을 지불했다.
권씨는 “단말기에서 이중으로 요금이 계산되는 것은 분명한 시스템 오류로 당국은 이에 대한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오전 7시 내곡동에서 400번 버스를 탑승, 을지로에서 405번 버스로 갈아탄 박모(37.회사원)씨는 “갈아탄 환승 버스 단말기에 후불식 교통카드(신용카드 겸용)를 접촉하니 2천400원이 찍혔다”며 “그동안 교통카드 총 사용금액이 1천92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계산해도 2천400원이 나올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카드단말기가 제대로 작동이 안 돼 불편을 겪는 일도 속출했다.
난곡에서 노량진으로 출근한 송모씨는 “버스를 갈아타고 환승을 했는데 환승할인이 안돼 800원씩 두 번을 내야했다”며 “버스 운전기사는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그러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해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는 이날 전체 버스 가운데 5%인 400여 대에서 하차 단말기가 불안정한 경우가 발생해 환승 승객에 대해서는 승차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체크하도록 했다.
지하철공사가 운영하는 1-4호선의 경우도 1호선 5개역, 2호선 10개역, 3호선 1개역, 4호선 3개역 등 모두 20개역에서 일부 개찰구에 카드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모(27)씨는 평소 5호선 우장산역에서 봉천역까지 640원으로 출퇴근을 했지만 현재 900원을 내고 있다면 요금부담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한편 현재까지 시 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총 123건의 교통 관련 민원 가운데 환승과 노선변경에 따른 불편이 78건으로 가장 많았고, 버스 배차간격 지연 34건 그리고 첫차 시간지연 및 막차시간 단축이 11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