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코로나19에 승객 끊겼는데 택시사납금 여전... 택시기사들 '수난'

코로나19 여파로 평년대비 승객 60%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손님은 더 줄어
출퇴근시간 승객 발 길 뜸한데 사납금까지 '이중고'

“저녁 9시 이후에는 손님들이 아예 없어요. 평소보다 승객이 60% 이상 줄었어요. 30분 전부터 택시 정류장에 왔는데, 콜이 안 떠서 요즘에는 그만 두고 싶은 마음 뿐 이에요.”

 

3일 수원 영통구 한 대형마트 앞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15년 경력의 개인 택시기사 김모(64)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180만원까지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들어 한 달에 80만원도 벌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마저도 유류비를 제외하면 크게 잡은 목표라고 토로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오후 9시 이후 승객이 줄고, 출근길 승객도 발길이 끊겼다. 게다가 오전 수입은 2만원이 전부라 타격이 크다.

 

김씨를 비롯한 개인 택시기사들 대부분이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에 손님이 없어 죽을 맛”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분당선 수원시청역 앞 택시 승강장도 인적이 드물었다. 8번 출구 인근 10여대가 넘는 택시가 하염없이 승객을 기다렸다.

 

개인 택시기사들은 감염병 확산 이전 출근시간에 보통 10만원을 벌었다. 오전 10시 이후에도 장보러 가는 사람들이 택시를 이용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손님은 더욱 줄었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오모(60)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9시 이후 음식점들이 문을 닫아 손님이 없다”며 “평년대비 60% 가량 (수입이) 줄었다. 오전 5시부터 나왔는데 오전 11시까지 고작 4만원이 전부”라고 했다.

 

같은 날 수원역 앞 택시 승강장은 40여대가 넘는 택시들이 줄지었다. 2개 차선으로 대기해도 자리가 부족해 인근 버스정류장까지 100m가량 줄지어 늘어섰다.

 

택시기사 박모(62)씨는 “인계동이나 영통을 나을까 싶었는데 가게도 안하고 커피도 다 포장하니까 여기(수원역)이랑 마찬가지에요.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하루 20만원 정도 벌었는데 지금은 다른 나라 얘기다”라고 털어놨다.

 

법인 택시기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택시기사 이호준(57)씨는 “이번 달부터 택시 전액관리제를 했는데, 월급 180만원을 받을 경우 12시간 근무해서 번 수익 중 18만5000원 가량을 전액관리제로 회사에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코로나 때문에 종일해도 미수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택시 전액관리제가 실시됐지만, 일부 업체는 아직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업체는 미수금이 발생하면, 해당 금액을 기사에게 줘야 할 급여에서 충당하고 있었다.

 

A법인 택시기사는 “전액관리제도 기본급을 못 채우면 아무 의미가 없어 회사도 기존 방식을 유지 한다”며 “일정액을 못 찍으면 월급에서 제한다니 죽을 맛”이라 하소연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188개 업체 중 61곳이 임금협상 결렬로 사납금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헌진 경기도 택시교통과 택시정책팀장은 “일부 택시업체는 전액관리제 시행으로 인해 오히려 세금이 늘어나다보니 불법인 줄 알면서도 사납금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액급여와 성과급여가 업체마다 다르게 산정돼 일부 기사는 사납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국토부에 세부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