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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정은경 청장을 찾아간 대통령의 ‘삼고초려’

“제가 청와대 밖에서 고위 정무직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차관급)에게 임명장을 건네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사무실이 있는 충북 오송을 찾았다. 코로나 영웅으로 불릴 정도로 방역에 모든 것을 바쳐온 정은경 청장이지만 문 대통령의 청와대 밖 임명장 수여는, 더구나 차관급 인사로는 파격적인 행차였다.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런데 뜻은 좀 다르지만 필자에게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머리를 스쳤다.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차례나 찾아가듯 지도자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인물의 경우 겸손하게 정성을 다해 중용한다는 뜻이다. 비록 이미 내정하고 임명장을 주는 자리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피임명자인 집무실을 찾지 않았을까. 아니 정은경 청장이나 질병관리청에 자리잡고 있는 코로나 민심을 향한 삼고초려였을지 모른다.

 

문 대통령은 임기 5년중 3년4개월을 넘어 1년 반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갈 길 바쁜 정부지만 안타깝게도 임기 중반 천재지변의 코로나를 만났다. 경제나 일상이 멈춰선지 오래다. 국민의 피로감이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폭등 문제로 노심초사해온 정부ㆍ여당이 최근에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병역관련 논란으로 속이 그리 편치 못할 듯하다. 법적 문제는 추후에 가려지겠지만 여론이 그렇게 우호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물은 하류로 내려갈수록 폭이 넓어져 물꼬를 바꾸기 어렵다.” 권력도 물과 같다. 임기 초반 힘이 있을때는 정권이 민심을 끌고가기도 하지만,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민심의 어떤 흐름이 잡히면 때로는 마녀사냥도 마다하고 홍수처럼 권력의 주변을 휩쓸고 지나간다. 16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7대 고위 공직자 인사 배제 기준’에 포함된 ‘2회 이상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인사검증시스템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들은 질병관리청을 직접 방문해 임명장을 건넨 것은 코로나 민심을 보듬으려는 대통령의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믿고 싶다. 청와대 참모진을 비롯해 장차관, 집권 여당 등도 민심을 찾아간 대통령의 삼고초려에 겸손하게 힘을 보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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