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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연의 무대 밖 조력자이자 주춧돌

수원시립공연단, 기획 담당 여광동 PD와의 만남
딱딱한 공연은 그만! 관객 90% 만족할 '재밌는' 공연 약속

 

텅 빈 무대를 어떻게 채울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어떤 주제의 공연을 무대에 올릴지, 누구와 함께 공연을 완성할지, 어디에서 해야 할지, 일정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공연기획자의 고민은 끝이 없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고 끝이 아니다. 이후 관객 반응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분석하고 다음 공연에 반영한다. 그렇게 공연을 발전시킨다. 공연기획자는 관객의 시선 안에 없지만 공연의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 

 

△기억에 남는 작품과 예상치 못한 쉼표

 

23일 오후 수원제1야외음악당을 찾았다. 수원시립공연단에서 2년 넘게 공연 기획 업무를 담당해 온 여광동 PD를 만나기 위해서다. 인터뷰는 공연단 건물 1층 분장실에서 진행했다.

 

여 PD는 “늘 사무실이나 공연장에 있어요. 여기엔 들어올 일이 거의 없는데 오늘 오게 되네요”라며 허허 웃는다.

 

 

사진 촬영 때문에 쑥스러워하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특유의 유쾌함을 발산했다.

 

그는 공연기획 업무에 대해 “공연 일정을 잡고 장소를 물색하는 것부터 공연 주제와 작품 선정, 배우와 스태프 캐스팅, 저작권, 계약, 공연진 간 의견 조율, 스케줄 정리.... 그냥 공연의 A부터 Z까지 모든 사항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대학로에서 같은 일을 하다가 수원시립공연단으로 합류한 이후에만 6차례 기획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진행한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지난해 4월 선보인 뮤지컬 ‘독립군’을, 시립공연단의 대표 작품으로는 뮤지컬 ‘정조’를 꼽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두 작품만큼 훌륭한 작품을 계속 기획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특히 ‘정조’에 대해서는 “이전 작품이 정조대왕의 전체를 보여줬다면 다음에는 하나씩 풀어내야지요. 업적에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로 색다른 공연을 만들고자 계획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공연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게 정지돼 그가 그토록 그리고 싶어하는 수많은 공연도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는 “처음엔 객석 띄어 앉기로 진행하자고 했고, 다음엔 온라인 상영으로 하자고 했지요. 그런데 결국 없던 일이 됐어요. 그 공연에 쏟은 많은 노력이 물거품이 된 거지요”라며 지난 9월 공연이 무산된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내년 공연으로 기획해 추진 중이던 청소년 뮤지컬도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태다.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인력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문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도 그는 어떻게든 관객을 만나겠다는 각오로 지금 12월 공연 기획에 매진하고 있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자동차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어요. 공연이 무산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지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씁쓸함이 담겼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공연, 관객 90%가 ‘재밌다’고 할 만한 공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가 이루고 싶은 일은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이 주인공인 공연 기획이다.

 

시립공연단에 오기 전 그는 ‘아이들의 뮤지컬’을 줄여 ‘아이컬’이라는 뮤지컬을 기획한 바 있다. 공연을 성공시키려 부지런히 뛰었으나, 결론은 실패였다.

 

그 꿈은 아직 실현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거든요. 성인말고 '진짜' 아이들이 무대 위에 올라 관객석에 있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아이들의 공연'을 꼭 하고 싶어요. 가족극은 많아도 정작 아이의 시선으로 즐겁게 즐길 만한 공연은 얼마 없잖아요.” 그가 ‘아이들’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는 목소리와 함께 표정까지 밝아진다.

 

조만간 그가 펼치는 제2의 아이컬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그는 “공연을 기획하면서 예산 부족으로 더 좋은 공연을 관객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기획담당자로서 그 고민은 계속될 것 같아요”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국공립 단체에서 기획하는 공연을 관객들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들 하세요.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90%는 ‘재미있다’고 할 만한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도 밝혔다.

 

그는 관객이 좋아할 만한 공연을 기획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을 접하면서 트렌드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일을 쉬지 않고 있다.

 

그의 노력과 열정만큼, 앞으로 그가 선사해줄 ‘재미있는’ 공연이 기다려진다. 
 

[ 경기신문 =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