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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선공개 전시 리뷰]모두를 위한, 개를 위한 미술관

사람이 아닌, 개의 시선으로 작품 감상
다음달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서

개가 사람과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살며 ‘반려견’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건 꽤 오래된 일이다. 그래서 어디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집 밖을 나서면 마땅한 공간이 얼마 없다. 

 

그런데 이번에 개가 주인공인 전시회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이 열려 눈길을 끈다.

 

다음달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의 주요 관람객은 사람이 아닌 개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이색 전시회는 코로나19로 일정이 연기되면서 지난 25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영상으로나마 전시회를 둘러보기로 했다.

 

미술관 앞 전시 마당에는 조각스카웃의 ‘개의 꿈’이 전시됐다.

 

실제 도그 어질리티(개의 장애물 경주)에 사용되는 기구들과 추상적 조각의 요소를 결합한 작품들을 여기 저기 배치한 공간은 개들의 놀이터가 됐다. 

 

긴장을 풀고 미술관에 자연스럽게 입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다. 

 

 

김용관 작가의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 역시 개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놀잇감으로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 작품에서는 개가 적록색맹이라는 점을 감안해 노란색과 파란색으로만 구성한 점이 눈에 띄었다.

 

 

미술관 내부 공간 역시 개의 시선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김경재 건축가의 ‘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방법’은 사람 중심이었던 전시공간과 회의실, 거실을 개가 접근하기 쉬운 가구들로 채워 새롭게 구성한 공간예술 작품이다.

 

사람에게는 불편한 그 공간에서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람의 공간에 맞춰 살 수밖에 없던 반려견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미술관 바닥에 설치한 모니터에서는 반려견이 견주를 기다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엘리 허경란 작가의 '기다릴 수 없어 & 말하자면'이 재생된다.

 

전시관 한쪽 벽에는 인간과 함께 살다가 버려져 들개가 된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한 권도연 작가의 ‘북한산’이 걸려 있다.

 

 

1925년 알래스카 극한의 추위에 전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면역혈청을 싣고 밤낮으로 개썰매를 끌었다는 ‘토고와 발토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정연두 작가의 ‘토고와 발토-인류를 구한 영웅견 군상’은 동물 사료를 이용해 작품을 제작한 점이 특이하다.

 

사료 냄새를 맡고 작품 앞에 선 개들이 군상을 올려다 보는 모습이 꼭 영웅을 우러러 보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이 아닌 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이 다수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는 개와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반려' 자체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전시 관람료는 무료, 회차당 2명 입장이다. 예약 문의 02-3701-9500 

 

[ 경기신문 =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