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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세종대왕 뵙기 부끄러운 한글날

“모국어가 영어인데 5년 전에 처음으로 우수한 한글을 접하고, 그런 문자를 천재적인 왕 한 사람이 주도했다는 사실에 반했다. 세종대왕을 영웅으로 생각했으며, 그 매력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2020년 10월 9일, 574돌 한글날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국 SF(공상과학) 드라마 ‘스타트렉’의 작가인 조 메노스키가 한글날을 맞아 영어와 한글판으로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에 얽힌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써내 화제다. 제목은 ‘King Sejong the Great’(킹세종)으로 9일 종로구 통인동 세종대왕 탄신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소설을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작가가 영어로 쓴 최초의 한국역사 판타지 소설에서 세종대왕을 ‘영웅’ ‘천재’ 등의 단어를 동원해 세계에 알린다고 하니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조선, 대한민국 백성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쓴소리하는 것 같았다. 특히 저자가 “만약 유럽의 어떤 지도자가 백성들을 위해서 글자를 만들었다면 전 세계는 이미 그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막을 때린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자를 만드니.....”(훈민정음 서문) 그렇다. 세종 대왕은 당시 어려운 한자 때문에 일반 백성들을 위해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었다. 아마도 쉬운 우리글을 통해 백성들의 생각을 살피려 했을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국민과 소통하려 한글을 창제한 것이다.

 

얼마 전 가수 나훈아가 “(우리 역사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바쁜 일상 때문인지 우리는 세종대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다. 하긴 쉬운 한글을 두고도 요즘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문맹같은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이래저래 세종대왕 뵙기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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