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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 소수서원 3

 

 

중종 38년(1543)에 창건되어 명종5년(1550)에 사액을 받은 소수서원은 약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최초의 사액서원이라는 타이틀답게 소수서원은 정형적인 서원의 구조와는 조금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소수서원의 여행을 통해 다른 서원과는 다른 점을 한번 찾아보자.

 

매표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소나무 숲이다. 보통 서원 앞에는 오래된 학자수가 있기 마련이다. 대구의 도동서원 앞에는 은행나무가 있었다. 하지만 소수서원에는 소나무 숲이 있다.

 

소수서원은 소나무 숲에 가려서 서원이 보이지 않는데, 이러한 서원의 모습은 경주의 옥산서원에서도 만났었다. 소수서원의 소나무 숲은 870여 그루의 적송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모두 300년에서 500년 정도 되는 노송들이다. 그래서 ‘학자수림’으로 불린다. 서원 앞의 소나무는 유생들이 소나무의 기상을 닮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심은 것으로 학자수라고 불렀다. 소수서원에는 ‘학자수림’으로 불리는 소나무 숲 이외에도 경렴정 바로 옆에 오래된 은행나무도 있어서 그 의미가 배가 되는 듯하다.

 

학자수림이 끝날 즈음 오른쪽으로 당간지주가 서 있다. ‘서원 앞에 웬 당간지주일까’ 생각할 수 있으나 소수서원의 설립 자체가 숙수사 절터에 세워졌다는 것을 상기시켜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비록 숙수사는 사라지고 그 위에 서원이 세워졌지만 보물 제59호인 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곳의 터주 대감이 바로 당간지주인 것이다. 약 4m 높이의 터주 대감 당간지주가 홍살문대신 우리를 반기는 듯하다.

 

당간지주를 지나면 서원 정문인 지도문이 나타나고 정문 오른쪽으로 정자가 자리해 있다. 경렴정이다. 서원 입구에 이렇게 정자가 있는 것이 독특하다. 이 경렴정은 유생들이 풍류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던 공간으로 도동서원의 ‘수월루’나 옥산서원의 ‘무변루’처럼 유식공간에 해당된다. 다른 서원들의 유식공간이 대체적으로 정문을 지나 서원 안에 자리한 것과는 달리 소수서원은 정문 앞에 자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렴정에는 유생들이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세붕과 이황의 시판들이 걸려 있다. 아시다시피 주세붕은 백운동서원의 창건주이고, 이황은 백운동 서원을 소수서원이라는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만든 인물이다.

 

경렴정 뒤로는 죽계천이 소수서원을 에둘러 흐르고 죽계천 너머 취한대가 있다. 취한대 옆에는 붉은색 글씨로 ‘敬(경)’자가 새겨진 바위, 경자암이 눈에 띈다. 붉은색이 눈에 먼저 띄기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흰색글씨로 ‘백운동(白雲洞)’이라는 글자도 함께 쓰여 있다. 붉은색 ‘경(敬)’자는 주세붕이, 흰색 ‘백운동(白雲洞)’ 글씨는 퇴계 이황이 새겼다. 같은 바위에 왜 그들은 각각 다른 글씨를 새겨 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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