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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메르켈 독일 총리, 15년 장수 비결은...

 

 

 

퇴근 길에 시장바구니를 들고 장 보는 소탈한 ‘엄마 리더십’으로 알려진 독일의 메르켈 총리.

 

지난 11월로 총리에 오른지 15년이다. 메르켈은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1982~1998년)에 이어 역대 독일 총리중 두 번째 최장수다.

 

그런데 지난달 현지 공영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에게 74%의 지지를 보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결집효과’가 일정부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15년의 장기 집권속에 특히 코로나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3월 시점에 동일한 여론조사에서도 53%가 나왔다고 하니 그녀의 저력이 놀랍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초반 70~80%대의 지지율로 정점을 찍고나면 퇴임 시점에 0~30%대로 추락하는 것과 대비된다. 집권 4년차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기간 독일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는 실업율이 3%로,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운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보통의 국가지도자들이 갖는 야누스(두 얼굴의 소유자)적인 모습이 아닌 다소 투박한 모습에 녹아있는 신뢰감에 더 주목하는 것 같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서전 ‘약속의 땅’에서 각국 정상들의 인상을 소개했는데, 메르켈 총리를 “침착하고, 정직하며, 지적으로 정확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확산세를 전망할 때 자주 언급되는 ‘감염재생산지수’(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숫자)를 메르켈은 일찍부터 이 개념을 인용해 코로나 상황을 설득력있게 대응했다고 한다. 물리학 박사 출신인 메르켈은 “전문가의 조언을 스스로 먼저 적용하는 데 훈련이 돼 있다”고 고백할 정도로 겸손과 소통이 몸에 밴 것 같다. ‘소탈-전문적 지식-겸손-소통’까지 신뢰의 고리가 만들어져 있다.

 

그녀는 1954년생으로 올해 66세다. 아직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내년 독일 총선이 끝나면 정계은퇴 하겠다고 여러차례 언급했다. 굳이 그 약속을 지켜 내년 정계은퇴가 실행에 옮겨진다면 그녀에 대한 신뢰도는 명품으로 남지 않을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무신불립(無信不立)>>나아가 세계화 시대, 지도자의 신뢰는 국격까지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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