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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여인천하를 위한 줄탁동기(啐啄同機)

 

구약 성경을 보면 이브가 뱀의 꼬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 잉태하는 고통을 얻게되는데, 실제 우리 여성들은 오늘날까지 임신에서 출산, 육아 교육에 이르기까지 많은 짐을 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이나 사회에서 유무형의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내년 1월에 출범할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는 사상 최초의 여성흑인 부통령이 탄생하게 돼 벌써부터 4년뒤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기사가 나오고 있고, 세계경제를 쥐락펴락 할 수도 있는 재무장관에 여성이 발탁되기도 했다.

 

한국도 이미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세계적으로 공공부문에서 여성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민간 영역에서는 아직 유리천장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이 10여년간의 논의 끝에 기업 임원 3명중 1명 이상을 여성에서 할당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기술주가 등록돼 있는 미국 나스닥이 기업들의 이사진에 여성과 소수자를 1명씩 포함시키도록 했다.

 

우리도 2022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여성 1명 이상 등기임원을 둬야 한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200대 기업을 보면 여성 등기임원(2.7%)이 미국(28.4%)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남성 위주의 기업문화였다는 얘기다.

 

국제컨설팅업체 매킨지가 2018년 12개국 1,000개 이상의 기업을 분석했는데 이사회 성별이 다양한 기업이 남성 비중이 높은 기업들보다 영업이익이 21%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임원할당제’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관건은 여성할당제가 여성의 행복이나 인권 향상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의 돔호프 UC산타크루즈대 교수 같은 경우는 이사회가 여성으로 채워져도, 그 회사가 성평등에 우호적인 정책들을 실행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여성이 일단 상위 계층에 입성하면 기존의 관행을 흔들기보다 순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한다.

 

지난주말 개각으로 물러나는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은 성 파문속에 치러지는 내년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을 집단 학습할 기회”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모든 것이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동시에 여성 스스로의 문제의식과 구성원의 ‘줄탁동기’(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어미닭과 안팎에서 함께 껍질을 쪼아야 한다)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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