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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김종인 위원장 사과, 고르디우스 매듭?

 

BC 334년 원정길에 오른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고르디온(터키 아타톨리아)에 이른다. 그리고 전차가 신전의 기둥에 묶여있는데,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정복한다’는 전설의 ‘고르디우스 매듭’에 부닥친다. 수많은 영웅들이 여기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렉산더는 단번에 해결한다. 자신의 칼을 꺼내 매듭을 잘라버렸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부족하였습니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15일 이명박.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사태, 탄핵 등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지 4년만이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사과를 감행했다. 예상대로 “이명박 전대통령 재임 중 어떠한 정경유착도 없었다”(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실컷 두들겨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한다.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께 고개를 숙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원희룡 제주지사),“당의 사과인지, 김 위원장 개인의 사과인지 지켜보겠다”(정태수 정의당 대변인) 등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우리 정치가 얼마나 난마처럼 얽혀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에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월19일 광주를 찾아 5.18 관련 무릎사죄를 했다. 그때도 진정성을 놓고 평가가 얽혔다. 목에 기브스를 한 사람이 뒤를 돌아보려면 몸 전체를 틀어야만 가능하다. 우리 정치권은 반성도 용서도 필요없을 정도로 척박하다. 어린시절 형제나 친구와 싸우면 어른들이 강제로 화해시킨다. 그래서 마지못해 사과한다. 안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지 않았던가.

 

구태 정치의 기브스를 풀고 미래(상생)로 가야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김 위원장의 사과에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역사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생각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모처럼 여야 대표가 품격있는 소통을 하는 것 같다. 내로남불. 정경유착. 막말 등 우리 정치의 고르디우스 매듭이 풀어지는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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