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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트로트, 추운 계절에 ‘용광로’가 돼 주길

 

“불황에는 복고(復古)가 통하나” 올초부터 강타한 코로나 한파속에 트롯 열풍을 몰고온 한 종합채널의 ‘미스트롯’‘미스터트롯’이 시즌2를 가동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주에 첫 테이프를 끊은 ‘내일은 미스트롯2’는 시청률이 30%에 이르렀다. 동시간대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을 압도했다.

 

첫 시즌 1회 시청율(미스트롯5.9%, 미스터트롯12.5%)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오랜 무명시절의 절벽에 갇혔던 송가인과 임영웅 등 많은 스타들을 세상의 전면으로 올려줬다. 다른 방송 유사 프로에서도 마찬 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한 양식이 된 트로트는 6.25한국전쟁, 보릿고개 등 어려운 시절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으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산업사회가 고도화되고 새로운 젊은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트로트는 장년 이상의 장르로 치부되고 오랜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그런 트로트가 제2의 르네상스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미스터트롯’ 초대 우승자인 임영웅은 올해 동영상 누적 조회수가 3억7천만 뷰라는 대기록을 기록하며 온라인 부문에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올랐다. 세상 이치가 그렇지만 트로트가 오늘처럼 우리사회에 대세를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시대적 상황이 녹아있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트로트는 올 한해 우리를 가둬놓고 짓눌러온 코로나의 아픔에 자연스럽게 침투해 힐링의 엔돌핀을 돌게 했다. 특히 정치.경제 모든 영역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의 계곡에서 흑수저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던져줬다. 실력은 있지만 소위 줄이 없어 음지에서 맴돌아야 했던 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준 것이다.

 

특히 이번 ‘미스트롯2’에서는 수험생(경연자)이 1년만에 선생님(마스터)으로 돌아오며 감동을 안겼다. 태평양을 건너온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한 경연 참가자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노래를 부르는 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주위 사람에 울림을 주고 싶다”고 속삭인다.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저무는 2020년은 한편으로 트로트의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로트가 단순히 예능을 넘어 우리사회에 ’공감과 통합‘을 위한 소박하지만 강렬한 ‘용광로(Melting Pot)’가 돼 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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