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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백신 확보, 왜 이렇게 힘들어?


세모(歲暮)다. 이틀 후면 미증유의 고통과 어지러움으로 점철된 경자년 한 해가 저문다. 올 한 해도 많은 시(詩)가 쏟아졌다. 시의 언어는 달리 공감의 언어다. 나 아닌 남의 처지를 살펴 아픈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의 언어다. 그런 측면에서 가황(歌皇) 나훈아가 작시한 ‘테스형!’이 올해의 최고의 시가 아닐까.

 

철학자 소크라테스(BC 470~339년)를 불러내 ‘세상이 왜 이런지. 왜 이리 힘이 드는지’를 물었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또 왜 이래/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나훈아가 직접 지은 테스형! 노랫말의 일부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가 대한민국 국민들 가슴팍에 대답을 새겨준 듯하다. 분열과 갈등에 모두 지쳐 있는 만큼 나훈아의 일갈(一喝)은 큰 울림을 줬다.

 

요즘 국민들의 눈은 ‘남의 나라 코로나 백신접종’에 쏠리고 있다. 1년 내내 엄청난 고통을 겪어 온 국민들 입장에서 이보다 더 절실한 게 없기에 그렇다. 맘껏 마스크를 벗고 일상이 정상화되기를 진정 바라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 백신과 치료제 확보보다 더 시급한 국가정책이 어디 있나. 코로나 대응의 핵심은 백신확보다.

 

지난 8일 영국, 14일 미국과 캐나다(14일), 사우디아라비아(17일), 이스라엘(19일), 멕시코와 칠레, 코스타리카(24일), 유럽연합 27개국(27일) 등이 백신접종이 시작됐다. 아시아 최초로 싱가포르가 화이자 백신을 구매했다. 호주, 홍콩, 마카오, 일본, 스위스 등도 발 빠르게 먼저 구매했다. 방글라데시,중국,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중견국가들도 서둘러 사들이거나 구매를 약속했다는 보도다. 아마도 자금력과 관계없이 사력을 다해 백신 확보 전쟁에 나선 듯하다. 백신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확보하는 것은 코로나 전쟁에서 국민을 구하겠다는 의지와 집념에서다. 무엇보다 주저하지 않고 일찌감치 물량을 확보해야겠다는 과학적인 통찰력의 결실이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다른 나라처럼 접종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늦었다. 정부 보건당국자는 2~3개월 후에야 첫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백선 선구매 시기를 놓쳐 세계 10대 경제권 국가로서 체면을 구겼다. 국민들은 내년 하반기에나 백신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 안타깝다. 선진국처럼 초광속 작전을 펼치기보다 백신 부작용과 사후적인 책임, 예산 걱정 등으로 돌다리만 두드려온 듯하다. 백신 확보는 공격적으로, 접종은 신중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K방역 홍보에 빠져 그걸 놓친 것 같다.

 

하루 1000여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병실마저 부족하다. 백신접종이 시급한 이유다. 백신으로 코로나를 극복하는 길밖에 없다. 안전성·유효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백신확보다. 국가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워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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