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양평군의 어린이 묘역,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역에는 영하 5도의 찬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영아 정인(16개월·입양 전 이름)양이 잠든 곳이다.
곳곳에서 찾아오는 추모객 중에서는 유독 젊은 부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날 정인 양의 묘지를 찾은 추모객 A(40·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본인들(정인 양의 양부모)이 스스로 입양을 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하고 잔인하게 학대할 수 있을까? 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자식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라면서 "인간의 탈을 쓰고 그렇게는 할 수 없지 않느냐?”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한 시민은 자신의 SNS에 묘원을 방문한 사실을 알리며 "가만히 집에서 우느니 한번 다녀왔다"면서 "음료수와 빨대를 두고 왔는데 처음으로 생긴 자기 물건을 보면서 아픔없이 행복하게 웃고 있기를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묘원을 찾아 정인 양을 만나고 왔다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시민은 "정인이도 언니가 입던 옷만 입었을텐데, 새 옷 입고 하늘에서 이쁘게 지내라고 옷 한 벌 사서 인사하고 왔어요"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시민은 "오전 일찍 다녀왔는데 (묘지에) 사람이 많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저뿐이라 조용히 기도하고 왔다"라며 정인 양을 애도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은 온라인 상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넘어 행동하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하이패밀리 공원묘원 관계자는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제부터 연이어 추모객들이 방문하고 있다"라며 "특히 휴일에는 추모객들로 인해 차량통행이 마비상태였다”고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 경기신문/양평 = 김영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