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시
사람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했지만
21세기 20년
마음을 기계가 설계한다 설치한다
마음을 약물이 조율한다 조정한다
산만한 아이를 침착하게
죽고 싶도록 괴로운 사람을 푹 자게
술을 주지 않고도 흥분할 수 있게
기계가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시간여행을 하고
마침내 시상을 떠올려 시를 쓸 수 있다고 하니
내 마음 숨을 곳 찾아서 어디로 가나
언제부터인가 시는 마음의 프로젝트
이제부터는 언어의 조합과 배열
내가 즐겨 쓰는 시어와 시의 리듬을 아는 인공지능
내 시의 독자도 이제는 기계?
약력
중앙일보(1984)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 [뼈아픈 별을 찾아서] [생애를 낭송하다] [예수·폭력] 등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