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인터뷰] ‘내가 희망이다’ 참여작가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준 보람찬 기회”

 

‘미술’이 누군가에게는 눈으로 보고 즐기는 문화생활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준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원시 공공미술프로젝트의 일환인 ‘내가 희망이다’ 전시에 참여한 수원역 여성 노숙인들에게 미술의 의미가 그렇다.

 

‘내가 희망이다’ 전시는 수원푸른교실&미술치료연구소와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협업한 프로젝트로, 여성노숙인의 몸과 마음의 치유는 절대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원문화재단이 기획한 프로젝트 ‘사람이 있다 미술로 잇다’는 예술인과 주민이 공공미술 작업을 함께 하며, 코로나 일상 속 자신과 마주하고 이웃이 만나는 시간이다. 수원 지역 곳곳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전시는 참가자들에게 일자리를,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문화향유 기회를 선물했다.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인 수원시 팔달구의 행궁길갤러리에서 만난 여성 노숙인 참가자들은 ‘보람을 느끼고 무엇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참여 작가 정상미 씨는 “첫 번째 참가 이후 두 번째부터 설레는 마음이 컸다. 12회 차 수업이 끝나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었고, 다시 하게 되면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 자체가 보람이었고,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전시를 통해 내가 만든 작품을 보여줄 수 있어 매우 신기하고 뿌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조혜원(활동명) 작가도 ‘내가 희망이다’ 전시를 통해 꿈과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약하고 한편으로는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시작했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우리도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혼자가 아님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조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다 같이 관람을 했는데 생각지 못한 큰 감동이었다. 누군가가 우리들을 세상 밖으로 데려다주지 않았다면, 보내주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감동이었다”고 부연했다.

 

신덕순 작가는 전시에 선보인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데면데면할까 봐 걱정이었던 참여 작가들과의 분위기도 언니 동생으로 지낼 만큼 소중한 관계가 됐고, 고마운 시간이라고 추억했다.

 

 

신 작가는 “미술 수업을 받으면서 참 고맙다는 생각을 했고, 정신적으로도 도움 되고 좋다고 느꼈다. 사람은 부딪히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다른 작가들과 함께한 시간도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미술 활동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든다는 의미뿐 아니라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한다는 희망과 자긍심을 갖게 한 시간이었다.

 

이들의 꿈과 희망은 김은정 작가가 이끈 희망꽃 만들기, 내가 희망이다 ‘피어라 꽃’ 타일벽화작품처럼 아름답게 피어났다. 각자 마음속의 꽃을 타일로 작업해 한 땀 한 땀 붙여 완성한 커다란 꽃처럼 한 회마다 커져간 이들의 자신감과 행복이 지역사회로 한 걸음 내딛는 기회이자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