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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내가 아는 이슬람, 네가 아는 이슬람

 

 

 

“앗쌀라무알라이쿰!”

이 말은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뜻으로 흔히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 즉 무슬림 간에 인사말로 사용된다. 간단히 "쌀람(salaam)"으로 줄여 말하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최소 20만 명을 넘는 무슬림들이 한국에 있다지만, 한국인 무슬림도 포함된 이 수치는 아직은 한국 전체 인구의 0.4%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현재 이슬람교를 믿는 종교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19억 명에 달하고, 2100년에는 세계 제1의 종교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니, 급성장하고 있는 이슬람을 보면서 일부 개신교 교단에서 이슬람에 대해 경계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 “종교간대화위원회”의 위원장 임기를 마쳤다. 부족한 사람이 무거운 직을 맡아 4년의 임기 동안 나름대로 종교 간에 서로 소통하고 상생하기 위한 노력의 첨병 역할을 하고자 했다. 여러 종교의 성직자들이 함께 다른 종교에 찾아가 그 곳의 수행자들을 만나 듣고 보고 느끼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찾는 등 노력했지만 되돌아보니 아직 신통치 않았던 듯하다.

 

세계 3대 보편종교인 이슬람교는 유대교, 그리스도교와 더불어 ‘하느님/알라’(* Allah= The God)라는 유일신을 믿는 종교이며, 아브라함을 신앙의 조상으로 받아들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서로의 교리적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일부 이슬람 문화권에서 행해지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탄압 및 가부장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폭력적인 종교’라는 오해와 인식의 낙인이 있다.

 

하지만 무차별적이고 공개적인 이웃 종교에 대한 비방과 공격은 종교간 평화를 깨뜨리고, 이런 비방과 공격은 현실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목소리가 개신교를 포함한 그리스도인들과 이웃 종교로부터 먼저 나와야 한다. 거주 외국인 200만 명이 넘는 다문화 다종교 시대의 한국사회에서 이슬람을 비롯한 이웃 종교와의 공존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약한 존재는 본래 낯선 것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 있다. 낯설면 두렵고 두려우면 배척하며, 그 속에서 불필요한 고통과 충돌, 갈등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래서 먼저 알고 익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슬람을 비롯한 이웃 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막연한 지식으로 알고 있던 것을 보다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 듣고 이해해야 한다.

 

지난 가을에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한국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사람들과 함께 남양주 진접의 광릉과 봉선사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천년고찰 봉선사 앞마당에서 이슬람, 불교, 개신교와 성공회 등 저마다의 다양한 축복과 감사기도 방식으로 서로에게 평화를 빌어주며 자비와 사랑을 구하는 행사의 마무리는 그야말로 감동의 순간이었다.

 

“샬롬!”

히브리어로 평화, 평강, 평안을 의미하는 이 말은 일반적인 히브리어 인사 중 하나로 쓰이며, "안녕하세요", "잘 가세요"에 해당한다.

쌀람(salaam)과 샬롬(shalom)은 다르지만 동등하게 모두 “평화”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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