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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쑥뜸, 왕뜸, 전자뜸의 시대에서

 

 

수년전 한의사 선후배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봉사를 가서 건강검진과 함께 아이들에게 강의도 하고 퀴즈와 선물을 준비해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에게 한의사가 치료하는데 쓰는 이것 이름은 무엇일까요? 하며 침과 뜸, 부항, 한약의 그림을 보여주고 각각의 이름을 맞추는 문제도 있었는데 다른 세가지와 달리 뜸은 좀처럼 맞추지 못해 놀라워하며 답을 알려줬던 기억이 난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20대의 환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설령 몸의 불편함으로 한의원을 찾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뜸의 적응증이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의학에서 침과 한약과 더불어서 대표적인 세가지 방법 중 하나로 꼽는 뜸은 대체로 쑥이 원료인 뜸뭉치를 직접적으로 해당 경혈(침이나 뜸을 놓는 한의학에서의 치료점) 피부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거나 간접적으로 연기를 쐬어 치료효과를 내는 치료도구이다.

뜸으로 쓰는 쑥은 따뜻하고 건조한 성질이 있어 쑥뭉치를 태우면 발생하는 열기에 쑥이 따뜻하게 경락을 통하게 하는 약성이 더해져서 효과를 나타낸다. 쑥뜸을 어떤 경혈에 어떤 형식으로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치료의 효과가 달라지지만 큰 틀에서 보면 병이 오래되거나 체온이 저하되었을 때 더욱 필요하다.

 

여성들은 생리통이나 출산 후 조리에 한약과 함께 침뜸치료를 받으면서 효과를 경험한다. 한의원에 왕뜸치료를 하는지 문의를 종종한다. 유방암 등의 수술과 항암치료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꾸준하게 수 개월 치료 후 실제로 체온이 0.5-1도가 올라갔다고 이야기한다. 만성질염, 만성 방광염으로 오래동안 항생제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경우에도 꾸준한 뜸치료와 침치료가 도움이 된다. 이런 경우 일주일의 두어번의 꾸준한 치료는 적립식 건강테크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작은 노력과 비용, 시간이 들지만 쌓이면 건강에 큰 차이가 난다. 최근에는 다양한 가정용 뜸기구들과 전자뜸까지 개발되어 가정용으로 쉽고 편하게 할 수도 있다. 효과는 어디까지나 적응증이었을 때 가능하다.

 

여러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아 통증 부위에 가정에서 장기적으로 뜸치료를 하다가 역시 변화가 없어 내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뜸의 적응증이 아니다. 생명활동을 냄비속에 물을 불로 끓이고 있는 경우에 비유하자면 냄비속에 물이 충분해야 불을 더 세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이지 물이 없는데 불만 세게 하면 냄비가 타게 되는데 대게 이런 경우이다. 체질적인 소인이나 장기간의 육체적 정신적 과로는 물에 비유되는 인체의 에너지를 부족하게 만드는데 이때는 뜸이 아닌 이를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을 한의대로 지원하게 이끌었던 소설 동의보감속 허준은 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침을 놓고 뜸을 뜨고 치료를 하다가 과거를 보지 못한다. 그때의 허준이 지금 여기 온다면 어떨까? 동네마다 많은 한의원에 기뻐할까? 후학이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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