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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국민은행…文 정부 정책 역행하는 ‘중소기업 죽이기’

경기도 중소기업 A사, 대출연장에 ‘이자 2배’
연체 없이 갚아왔는데...“보증인 有, 기간 6개월”
만기 일주일 남기고 통보...“불만이면 갚고 나가라“
“실적 개선에도 압박...금융사의 전형적인 감탄고토”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힘겹게 버티는 시국임에도 KB국민은행이 모 중소기업에 두 배 수준의 대출금리 인상을 통보해 ‘중소기업 죽이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연체 없이 절반 갚았는데…만기 일주일 남기고 대출이자 4.2%→7.8%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A사는 이달 중순 대출 만기 1주일을 앞두고 KB국민은행으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4.2%이던 대출금리를 7%대 후반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또 갱신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기존에 없던 연대보증인 입보 및 원금 10% 상환을 추가로 요구하는 등 대폭 강화된 대출조건으로 A사를 압박했다.

 

보통 이 같이 조건이 강화될 때는 회사가 이자 연체 또는 실적 악화 등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질 때다. 하지만 A사는 지난 2017년 인수로 인한 대출 승계 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 연체 없이 평택센터로부터 48억여 원의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왔다. 현재 남은 대출금은 24억여 원이다.

 

또한 A사는 조금이라도 금리를 낮추기 위해 평택센터에서 요구하는 KB국민은행으로의 퇴직연금 추가불입, 기성금 입금·급여 이체 계좌와 법인카드까지 변경하는 등 평택센터 실적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게다가 그동안 적자였던 A사는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까지 개선됐다. 신용등급이 높아지거나 최소한 전보다 많이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 KB국민은행의 ‘감탄고토’…“불만 있으면 대출 갚고 타 은행 가라”

 

A사가 반발하자 평택센터 측 관계자는 “조건이 불만이라면 전액 상환하고 타 은행으로 이전하라”고 엄포를 놨다. 

 

문제는 평택센터가 A사에 통보한 날짜가 만기 일주일 전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A사가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옮길 시간적 여유조차 주지 않은 셈이다. A사는 평택센터에 금리인상 사유를 문의했으나, 평택센터는 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A사는 KB국민은행 측의 대출 상환 압박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A사 측 관계자는 “전년 대비 실적이나 손익 개선이 이뤄졌기에 최소 동일하거나 보다 나은 조건으로 대출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했다”면서 예기치 못한 결과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자금 경색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주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임직원 처우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직원 이탈 및 이로 인한 입찰참여 감소, 수주역량 저하로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걱정했다.

 

그러면서 “회사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조건을 결정하고 대응시간조차 주지 않은 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전형적인 금융기관의 행태를 보여준 것”이라 비판했다.

 

이에 본지는 KB금융지주에 A사의 사례에 대해 문의한 결과 “대출만기연장 신청 통보도 통상 한 달 안에 전달한다”면서 “통보 기간을 언제까지 해야한다는 규정은 별도로 없다”고 설명했다.

 

 

◇ KB국민은행, ‘중소기업 살리자’ 정부 정책에도 금리 높이는 ‘역주행’

 

이 같은 KB국민은행 평택센터의 행태에 복수의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되고 연체 없이 상환해온 기업에게 금리를 더 높이면서 ‘일주일 안에 결정하라’는 것은 일반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 답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코로나19로 피해입은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으로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올해 3월말 시한인 중소기업 대출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조치 연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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