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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빅데이터로 농가 생산성 높이고, 소비자 신뢰 쌓겠다"

[코로나19, 희망은 있다]진교문 이지팜 대표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2000년 설립된 ‘이지팜’은 농업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최첨단 농업 기술을 의미하는 애그테크(Ag-Tech)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농축산 분야 생산부터 소비까지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맞춤형 IT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안양시 이지팜 본사에서 만난 진교문 대표를 만나 애그테크를 통한 농업의 발전에 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지팜은 축산 분야에서는 양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 구축 등 공공시스템 개발 및 고도화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양돈 관리 시스템 ‘피그플랜’은 양돈농가 1000여곳이 이용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Q. 피그플랜을 양돈농장에 적용할 경우 얼마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모돈의 연간 생산 두수(PSY) 평균은 21마리, 시장에 내보내는 비육돈 출하두수(MSY)는 18마리다. 피그플랜을 적용하면 PSY는 23마리, MSY는 19.5마리다. 어미돼지의 임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당한 퇴출 시기를 알게 되므로 막무가내로 하는 것보다 생산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진 대표는 PSY와 MSY 간 틈새를 줄이려는 방안으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이지팜은 돼지마다 개별 번호를 부여하고 활동량과 숨소리, 사료량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Q. 높은 인건비 등으로 힘들어하는 농가에 ‘피그플랜’이 큰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까.

육안으로 돼지의 상태를 확인하는 대신, 개체 인식을 통해 사람 손이 훨씬 덜 들게 된다. 양돈 농가에서 사료비가 55%, 인건비와 임대료가 40%에 달한다. 만일 급여나 음수도 자동화시키면 인건비도 줄일 수 있고, 쓸데없이 사료를 많이 먹게 되는 일도 줄어드니 사료비를 아낄 수 있다. 기술을 통해 농가들이 훨씬 편해질 수 있게 된다.

 

생산 단계의 피그플랜 외에 가공, 유통, 소비까지 각 단계별 이력을 기록․추적하는 밸류체인을 통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진 대표는 생산이력 추적을 통해 더 건강하고 활동적인 돼지를 선별하고, 고품질의 양돈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중 오픈할 예정이다.

 

 

Q. 프리미엄 돼지고기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불투명한 이력 탓에 현실화하기 쉽지 않다.

현재 돼지고기 품질을 등급별로 분류하면 대부분 A등급이고 B등급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차별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동물복지, 무항생제 돼지도 일반 돼지에 비해 출하 시 7%, 5%밖에 더 받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돼지마다 개별 번호를 부여하고 생산 이력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고, 활동량을 수치화해서 프리미엄 브랜딩을 하고자 한다. 고객들이 우리가 먹는 돼지가 어떻게 자랐는지 기록을 보고 신뢰할 수 있게 되면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30여개의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 ERP 시스템 및 농산물 수급 안정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지팜은 각 농가의 생산 및 기획 데이터를 수집해 흐름을 파악하는 한편, 산지유통센터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유통 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돕는다.

 

Q. 일반적으로 농가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어렵지 않나.

스마트팜을 개별 농가에서부터 적용하려는 시도는 잘못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 농가의 87%가 6000평(2ha) 이하 면적을 재배하는 소농인데, 해외에서 중요한 시스템을 들여와 효율성을 높이려는 대농과 달리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보니 별로 관심이 없다. 산지유통센터부터 적용해야 시스템 도입을 유도하고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이지팜은 블록체인 기반 농산물 이력 관리 플랫폼 ‘블로서리’에 이어 사용자와 생산자를 연결해주고 예약 주문이 가능한 ‘마켓블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화폐 BLCT를 지급으로 보상을 유도하는 한편, 생산․환경 이력 추적을 통해 신뢰를 쌓는다. 지난 1월에만 3만명 가까이 가입하는 등 신규 고객층이 급증하고 있다.

 

진교문 이지팜 대표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IT 기술이 농업에서는 앞으로도 곳곳에서 필요로 할 테고, 블록체인으로 농축산물 이력 추적이 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가 따라올 것”이라며 농업 소프트웨어 회사로서 기술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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