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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7세기 중국 진나라에서 시작된 복날

요즘 무더위 기세가 맹렬하다. 이런 맹하(孟夏)를 흔히 삼복(三伏) 더위라고 하거니와 삼복이란 초복(初伏)ㆍ중복(中伏)ㆍ말복(末伏)의 세 복날을 아울러 일컫는다. 올해는 7월20일 초복과 30일 중복을 거쳐, 오는 9일 말복을 앞두고 있다. 말복 이틀 전인 7일은 벌써 입추(入秋).
우리에게 삼복 더위는 곧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개에 대한 유별난 애착을 앞세운 서구적 전통이 상륙하면서, 언젠가부터 우리 스스로가 개고기를 먹는 풍습을 야만이라 절감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나, 동아시아 문화에서 여름철 보신용으로 개고기를 즐긴 풍습은 그 유래가 대단히 오래됐다.
식용으로 사용되었음이 분명한 개뼈가 한반도 고대 유적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특히 진ㆍ한(秦漢)시대에 개고기 먹는 풍습은 일반적이었다. 이런 고고학적 흔적은 서구 유럽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1972-74년 중국 후난성 창사(長沙)에서 발굴된 기원전 2세기 전ㆍ중반 무렵 일가족 무덤 3기가 무리를 이룬 마왕퇴(馬王堆) 유적에서는 사자(死者)를 위한 음식을 같이 부장했는데 여기에도 개고기는 어김없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복날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전한 무제(武帝) 때 태사공(太史公) 사마천(史馬遷. BC 145?~BC 86?)이 쓴 「사기」(史記)에서 진(秦)나라 통사를 기록한 '진본기(秦本紀)' 중 덕공(德公) 2년 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온다.
"처음으로 복날(伏日)을 만드니 개로써 고(蠱)를 제어했다"(初伏,以狗禦蠱)
이 기록에 대해 후대 주석가들은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위진남북조시대 배인이란 사람은 「사기집해」(史記集解)에서 맹강(孟康)이라는 사람의 말을 인용하면서 "6월 복날로 처음이다. 주(周)나라 때는 없었는데 이 때 처음으로 생겼다"고 했다.
당대 장수절(張守節)이란 사람은 또 다른 「사기」 해설서인 「사기정의」(史記正義)에서 "6월에 삼복이란 절기는 진나라 덕공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초복(初伏)이라 한다. 복(伏)이란 엎드려 무더위를 피하는 것이다"(隱伏避盛暑也)고 했다.
복날을 처음으로 정한 덕공(德公)은 춘추시대 첫 패자로 유명한 제(齊)나라 환공(桓公)과 동시대 인물이니, 이런 기록을 액면 그대로 따른다면, 세계사에서 복날의 역사는 무려 기원전 7세기대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복날 유래에 관한 설명을 보면서 다소 특이한 점은 개고기를 먹는 이유로써 고(蠱)를 다스리기 위함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蠱란 무엇일까?
모양으로 볼 때 그릇(皿) 위에 벌레 세 마리가 올라앉아 있는 폼새를 하고 있는데, 이 글자에 대한 이런 식의 풀이는 공자와 절친했다고 하는 좌구명 저작으로 간주되는 「국어」(國語)라는 책에 벌써 보인다.
즉, 「국어」 중 진(晉)나라와 관련된 사실을 언급한 '진어'(晉語) 편을 보면 "진(晉) 평공(平公)이 병이 나자 (이웃나라인) 진(秦)나라 경공(景公)이 의사인 화(和)를 보내어 그를 진료토록 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대목에 고(蠱)가 등장한다.
이에 의하면 의사 화는 평공을 진찰한 결과 이미 회복 불능이라고 하면서 그 이유로 "덕 있는 남자 스승을 멀리하고 오직 여자에게만 미혹되어 고(蠱)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이 글자를 벌레 세 마리와 그릇을 합친 것으로 풀고 있다.
중국 한의학자가 쓴 어떤 글에서 蠱를 말라리아 비슷하게 풀이한 대목을 만난 적이 있는데, 어떻든 蠱가 여름철 열사병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독충으로 인식되었음은 분명하며, 그것을 개고기로 다스리고자 복날이 탄생한 셈이 된다.
지난 2천 수백 년 동안 수많은 견공(犬公)의 목숨을 앗아간 이 '고(蠱)'라는 글자는 나중에 도교에서는 삼시충(三尸蟲) 신앙이라고 해서, 사람 몸 속 세 군데에 기생하면서 그 사람의 잘못을 상제(上帝)께 고자질하는 못된 마귀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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