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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의 아르케] 비판언론 ‘신화’ 깨기

 

‘비판언론’이라는 신화가 있다. 정치권력 비판이라는 언론의 본분에 충실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주로 조선일보가 이런 주장을 해왔는데, 요즘에는 진보언론의 젊은 기자들까지 물이 들은 것 같다. 언론학자들도 언론의 자유를 절대적 권리로 신봉하는 편협함으로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비판언론이라는 신화는 허구다. 저널리즘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최근까지 저널리즘은 신문이 주도해왔다. 포털과 종편에서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주류신문의 정체성은 비판언론이 아니라 정파신문이다. 지독한 정파성을 은폐하기 위해 비판언론이라는 신화를 앞세워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본분은 맹목적인 비판이 아니라 시시비비의 정신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서양에서 근대의 언론은 봉건체제의 말기에 상업적 목적으로 대두되었다. 토지가 재산이요 권력이던 봉건사회에서 화폐가 재산이요 권력인 사회로 이행한 후 화폐는 자본이 되었다. 자본의 세력이 극대화되었을 때 혁명이 수반되었고, 신문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신문의 비판 대상은 봉건지배세력이었다. 신문은 자산가들에게 비판의 무기였다.

 

자본주의 사회가 정착되어가면서 신문은 상품이 되었다. 그리고 상업주의 저널리즘으로서의 성격을 형성해왔다. 객관성과 공정성이라는 목표도 설정되었다. 선정주의도 가미되었음은 물론이다. 우리는 그걸 저널리즘 혹은 언론이라고 한다. 그 후로 새로운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언론의 영역은 확대되었다.

 

자본주의라는 건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때 신문은 자본의 대변자로서 정치권력과의 관계에 따라 우호적일 수도 있고 적대적일 수도 있게 된다. 봉건지배권력에 대해서는 늘 비판적이었지만, 달라진 것이다. 봉건세력과 대립하던 시기에 해당하는 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일반화함으로써 언론의 본분이 권력비판인 양 오인하게 만드는 신화가 된 것이다.

 

비판언론의 간판을 단 한국 언론의 정파성은 국적을 초월해 세계화를 지향한다. 그렇다고 해서 애국심이라는 편향에서 벗어나 인류 공동의 번영과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친일에서 출발해 친미로 변신한 영향인지는 몰라도 비판언론이라는 괴물은 매사에 미국과 일본 정부를 두둔하면서 자국 정부를 공격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 · 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 대해 관계개선을 언급했을 때 정파신문들은 구체적 대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관점이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고 경제로 보복하면서 외교를 단절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먼저 다소곳이 숙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니 어느 나라 언론인가?

 

정파신문들은 종이신문의 몰락에도 개의치 않고 ‘종편’이라는 변종을 낳았고, 포털을 숙주로 삼아 정치적 목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 행태는 언론의 자유와는 전혀 관계없는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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