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관내 한 주민자치센터가 마련한 한글교실의 수강 노인들이 2년여의 각고끝에 우리 글을 깨우치는 결실을 맺어 감사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읍장과 강사에게 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남양주시 오남읍주민자치센터 한글반에서 2년째 한글을 배우고 있는 채월분(66)할머니가 이명우 읍장에게 보낸 감사편지는 비록 군데군데 철자가 틀리고 서툴지만 정성과 진정한 감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하고 있다.
'읍장님깨 감사 들이니다. 늑깨라도 읍장님이 좋은자이 마련해주셔서 늑깨라도 한글을 알고보니 소경이 눈을 뜬것처럼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선생님도 잘가르쳐 주시고 늙으면 못한다 생각하고 생각도 못했는데 읍장님이 이렇게 좋은자이 만들고 선생님도 좋은분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이름도 못썻는대 말은 안되지만 읍장님깨 인사말씀드리니다. 읍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2년이나 배워는대 진도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시겠지요. 그레서 인사말씀드리니다. 말은 잘 안되지만 2년이나 배워는데 한심하시겠지만 칠십이 되는대 글을배어 편지를 쓰다고 생각하니 꿈만같아요 이렇게 써지만 잘봐주세요. 읍장님 귀하. 채월분'
또 75세의 장윤희 할머니는 한글반 강사인 장철연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이 많고 기억력이 없는 노인들에게 삼복더위의 짜증에도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고 가르켜준 선생님께 고맙다'며 '우리들은 더욱 정신차려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도 썼다.
오남읍주민자치센터는 지난 2002년 부터 '한글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한글반 수강생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며 현재 21명이 무더위도 잊은채 한글 깨우치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 늦깍이 수강생들은 최근 일주일간 여름방학을 맞아 그동안의 배운 실력으로 글을 가르쳐 주고 있는 선생님과 읍의 수장인 읍장님에게 고마움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같은 편지를 썼다.
오남읍주민자치센터 황철규 위원장은 "한글을 모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한글반을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